[뉴스핌=최주은기자] "말이 좋아 임대전환이지 남이 살던 아파트를 누가 분양받고 싶겠어요. 건설사들 입장에서야 골칫거리 미분양 아파트 임대로 돌려 급전마련하기 알맞는 상품이니 손해 볼 것 없겠지만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없는 아파트인데요."
지난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미분양 적체현상이 지방시장을 비롯한 수도권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공급 이후 자금회수가 어려워 유동성 위기에 놓인 대다수 건설사들은 미분양 적체 해갈을 위한 방안으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임대형식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미분양 아파트 임대전환 방식은 장기간 적체로 자금난이 어려워진 회사 입장에서는 그나마 수익성이 보장될 수 있다는 측면과 임대로 전환된 아파트에 대한 분양시기 연장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분양 적체로 그동안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건설사들의 경우 임대전환에 따른 수익적 보장을 담보하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남이 살던 헌 아파트를 분양받는 셈이어서 향후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준공 후 미분양의 임대전환은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건설사들 입장에서 볼 때 크게 손해 볼 것 없는 이른바 '땡처리 방식'"이라며 "다만 재분양시 분양 예정가격이 잡히지 않을 경우 당시 형성되는 시세 프리미엄을 감안한 분양가가 책정된다는 의미인 만큼 수요자들의 입장에서는 헌 아파트를 오히려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건설사들은 분양권 전매수요를 노리고 계약금 5%, 중도금 60%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공급에 나섰는데 문제는 입주시기가 임박해도 기대했던 프리미엄은 커녕 가격 하락에 따른 부담감에 분양권을 포기하는 계약자들이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의 임대전환 마케팅 역시 늘어나고 있다.
실제 현재 입주를 진행 중이거나 예정되고 있는 고양 식사지구를 비롯한 덕이지구의 경우 3000가구 이상 대규모 입주 단지로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향후 1년 이내 잔금납부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결국 임대전환으로 돌아설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현재 임대전환 아파트가 향후 시장 변화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만만치 않다. 대다수 임대전환 아파트는 현재 시장 상황에 따른 공급인만큼 임대기간이 만료된 후 침체됐던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띌 경우 이들 임대전환 아파트 역시 가격 상승세에 편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생리를 누구보다 꿰뚫고 있는 건설사들은 현재 어려움을 임대전환이라는 일시적인 호흡기로 버티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 변화에 따라 헌 아파트를 상하조절 할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다는데 주목할 수 있다.
계포일락(季布一諾)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계포가 한번 한 약속이라는 뜻으로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는 의미를 두고 나온 말이다.
현재 분양시장은 장기간 불황에 따른 미분양 적체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며 이에 따라 자금난 해소를 위한 미봉책으로 임대전환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당초 아파트 공급을 주도했던 건설업체들은 하나같이 높은 프리미엄, 혜택 등을 앞 다퉈 내세워 공급했던 만큼 수요자들 역시 자금여력이 풍부한 투자자를 비롯해 높은 대출을 통한 개미 수요자들까지 업체들의 약속을 믿고 투자했음을 알아야 한다.
결국 임대전환은 건설사가 손해보지 않고 자금확보를 위한 수단인 만큼 향후 임대전환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터무니없는 상술로 수요자들과의 기본적인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