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미국 정부의 구제 금융을 받고 회생한 대형 은행들이 최근에는 자산가격 상승과 기초 실적 개선으로 구제자금을 상환하고 임직원 보너스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정상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대규모 손실 위험이 등장하고 있어 고전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금융주간지 배런스온라인(Barron's)은 22일자 최신호에서 컴패스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을 인용, 미국 대형은행들이 약 1340억 달러(원환 약 152조 원 상당)에 이르는 막대한 모기지 증권 환매에 따른 손실부담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전문 기관들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부담이 최소 230억 달러부터 최대 1800억 달러까지 다양하게 제출되고 있지만, 이 문제를 먼저 파악한 데다 보수적인 소송 승패 가정을 적용한 컴패스의 분석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배런스는 덧붙였다.
컴패스의 분석에 따르면 가장 큰 손실 위험에 처한 곳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로 약 350억 달러에 달한다. BofA는 컨트리와이드와 메릴린치를 인수함으로써 부실 모기지증권을 가장 많이 취급한 기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 모기지증권 환매 부담, 배경은
은행권모기지분석 전문 증권사인 애머스트(Amherst Securities)에 따르면 미국 은행권의 잠재적 손실 위험은 2조 달러에 달하는 서브프라임. 앨트에이(Alt-A), 옵션ARM 등의 증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들 증권은 주택담보대출 붐이 일어난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인수, 재가공 판매된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이 대부분이다.
사태가 가라앉기 전에 이들 증권과 이른바 비정부기관 모기지증권까지 포함하면 관련 증권 규모가 7000억 달러에 이를 정도.
문제는 연방 주택모기지 기관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부터 핌코와 블랙록 등의 주요 채권매니지먼트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수 투자자들이 은행들에게 판매했던 MBS를 환매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손실을 감내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데서 발생한다.
투자자들은 '실태진술과보증(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이란 계약서 상의 문구를 들고 나섰다. 이 문구는 계약 후에 발생하는 법적 혹은 재무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관한 기준을 미리 결정하기 위해 계약에 포함시키는 조항을 말한다.
MBS 손실이 예상치 못한 전국적인 주택가격 하락과 같은 외생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은행이 그 증권 속에 포함시킨 부당한 모기지에 의한 것인가가 쟁점인데, 이미 일부 투자자들은 환매 요구 노력에서 일부 성과를 보고 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은행권의 모기지 관련 사기를 고발해 약 130억 달러를 환매하도록 하는데 성공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환매 요구가 먹혀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요구가 모두 먹힌다면, 은행들은 약 300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손실을 다시 안아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컴패스포인트 측은 분석했다.
미국 은행들 중에서 미국 모기지 전체의 절반 정로를 보증하고 있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과 같은 준공공기관을 상대로 유통시장에서 겨룰 수 있는 곳은 없다.
MBIA와 어슈어드개런티 그리고 파산한 암박(Ambac) 등 '모노라인' 업체들 역시 일부 은행들과의 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거의 60억 달러에 이르는 관련 손실을 복구하고 은행들에게 전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 가장 크고 힘든 싸움은 적격 이하 대출 담보에서 발생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싸움은 서브프라임과 앨트에이 그리고 옵션ARM 등에서의 소송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의 투자자들은 페니메이, 프레디맥이나 모노라인 등과 달리 손실을 많이 만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계약서 상에도 좀 더 강한 문구로 손실 책임을 규정하고 있거나 '실태진술과보증' 문구가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도 상당한 진척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연방 주택대출은행들이 모기지증권 인수은행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 약 25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은행 측의 잘못이 발견된 MBS가 환매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핌코와 블랙록 등을 포함한 또다른 100여개 기관들도 민간분야의 MBS의 청산소에 결집 중인데, 이들 기관들은 모두 5000억 달러에 이르는 민간 MBS증권 중 25% 이상을 보유함으로써 전체 증권 투자자들의 대리로 법적인 소송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블랙록, 핌코, 프레디맥, 메트로폴리탄 생명보험, 웨스턴 애셋매니지먼트가 법률회사와 계약을 맺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로 하여금 470억 달러에 이르는 사기혐의 MBS를 환매하도록 소송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은행권에 충격으로 다가섰다. 이들 증권 대부분은 2008년 베어스턴스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구제 금융 과정에서 연방준비제도의 대차대조표에 쌓인 상태다.
배런스는 "아직 이 분야의 법률이 거의 시험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결과는 확실치 않지만, 워낙 걸린 이해 규모가 크고 또 이 경우는 연방 당국이 손실을 안고 있어 은행이 당국의 구제를 요청하기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은행도 결사적으로 달려들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문제적인 대출 인수가 아니라 경제 위기 발생이 모기지시장의 손실이 발생한 보다 본질적인 배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이언 모이니헌 BofA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소형 셰비 베가를 샀는데 엔진은 메르세데스의 12기통 고급엔진이 아니라면서 환불해달라는 고객에게는 응대할 수 없다"며 일일이 소송에 대응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모기지대출 붐이 발생했던 시절에 미국 은행권에서는 말하자면 고물차를 멋진 세단인 것처럼 위장해 판매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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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