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아일랜드 채무 위기는 많은 곡절을 겪게 되겠지만 결국 문제의 결정권은 아시아에 있을 것이라고 사이먼 존슨 MIT대 교수가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존슨은 19일 블룸버그통신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보는 시나리오를 설명하면서 아일랜드가 적당한 규모의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구제금융 지원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신뢰도는 여전히 아일랜드의 재정상태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결정은 특별한 상황의 변동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며 결국 금융시스템과 국가 채무에 대한 개혁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그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유로존 국가들이 자국 금융권 안정을 위해 지원한 구제금융이 당시 국내총생산(GDP) 규모보다 많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시에 자신은 유럽 주요국들이 지급 보증하는 2조 유로 규모의 유럽 안정성 펀드의 창설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존슨 교수는 이번 유로존 주변국들의 문제는 이같은 의견에 대해 뒤늦게 귀기울였던 유럽 정치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협조하지 못했던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미국 주택시장과 월가 금융권의 몰락으로 인해 위기가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주장에도 일리는 있겟지만 무엇보다 유럽의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존슨 교수는 또 "미국 연준은 무제한적인 글로벌 금융자유화를 옹호했지만 실제로 이를 더 확산시킨 것은 유럽 은행들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자국 규제당국을 이용해 더 무책임한 행위들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일랜드 사태는 극단적인 형태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최근 데이비드 린치나 핀탄 오툴의 저술에서 볼 수 있듯 은행과 정치권, 부동산 개발업체 간의 무분별한 성장 경쟁으로 인해 아일랜드 경제가 몰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성장 버블의 붕괴와 구제금융의 순환고리는 신흥시장 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 그는 이들 국가가 엄청난 부채를 기반으로 한 경제 성장을 추구하지만 위기가 오면 자국의 과점기업들을 보호하려 해도 충분한 자원이 남아있지 않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가 사회적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인상해 부를 재분배한 뒤에도 여전히 리만 브라더스와 같은 부유하고 권력있는 존재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아일랜드의 문제는 단순히 자국내 권력층의 문제나 부의 불평등 문제가 아니라 유럽 은행권의 무분별한 지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정부는 공공의 압력에 따라 향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부실을 분담키로 결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고위 관료들은 현재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아일랜드를 팔고 빠져나오라"는 시그널에 대해 크게 귀기울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아일랜드가 디폴트 사태를 맞게 되면 독일과 프랑스 은행들은 자국 정부를 향해 손을 벌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태가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으로 번질 경우 아일랜드 정치인들은 자신들에게 쏠린 비난에서 좀 더 편안해 질 것이다.
결국 아일랜드로서는 구제금융을 지연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붕괴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선택도 가능할 것이다.
결국 아일랜드의 위기는 유로존 전반으로 확산되며 ECB와 IMF, 독일 시민들의 선택으로 초점이 맞춰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ECB도 구제금융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독일 시민들도 계속 지원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IMF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프랑스와 같은 거대한 국가들을 지원할 만한 충분한 재원을 갖고 있지 않다.
미국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통해 충분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지만 현재 미국 정치권은 구제금융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유럽은 중국에게 2조 6000억 달러 규모의 외환 보유고를 통해 유럽 금융권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관측되며, 이는 중국이 글로벌 강국의 입지를 확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이 IMF의 최대 지분 보유국이 된다면 회원국간 협약에 따라 IMF 본부를 베이징으로 옮기는 사태도 발생할 지 모른다고 존슨은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