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신한지주 이사회를 하루 앞둔 29일 신한 내부는 외형상 폭풍전야의 고요함을 띠고 있다.
저마다 생각이 있고 하고픈 말이 있어도 고요함이 지배하는 이유는 섣불리 자기 의견을 터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사정에서 기인한다.
신한금융그룹 안팎에선 라 회장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신사장은 명예회복 선결을 이유로 이행장은 사태수습을 주도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퇴불가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펴왔다.
◆ 서로 터놓고 이야기 못하는 상황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흐르면서 혈연과 지연은 물론 파벌이 없다고 하는 신한 문화의 긍지도 다른 여러 상징들과 함께 파괴됐다는 지적이 내부로부터 나온다.
이 때문에 뜻있는 내부관계자들이나 금융계 인사들은 회장 직무대행 선임여부를 포함해 사태의 본격적 수습을 이끌 임시 경영진 또는 비상지도부 구성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파벌을 뛰어넘어 객관적이며 중립적 지도부가 요청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고착화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30일 이사회 결과 못지 않게 내부 상황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신한은행 한 직원은 "사태가 수습되지 않고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한사태가 터진 후 직원들끼리 자기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분위기로 변했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가령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행장 중 어느 한 쪽에 공감하는 말을 했다가 그 말이 전해지다보면 나중에 어떤 식의 후환이 닥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자회사 한 임원 역시 "앞으로 지배구조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데 자리보전하려면 입조심 해야 한다"며 "절대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 "부장급 이상은 파벌 형성, 20년 동기도 등져"
이와는 반대로 드러내 놓고 한쪽 편을 드는 직원들도 있다.
자회사 또 다른 임원은 "부장급 이상은 신상훈 사장파, 이백순 행장파로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꽤 많다"고 말했다.
대체로 호남출신이거나 서울·경기 출신 중에서 이 행장의 방법이 잘못됐다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신상훈 사장파라고 했다.
모 임원은 "25년지기 친구이면서 동기인데도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며 "신한사태가 터진 후 일체 서로 연락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하다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파벌이 없는 것이 신한의 자랑이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런 분위기는 한 임원의 상갓집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신한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직원들끼리 함께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신한사태가 터진 후 모 임원의 상갓집은 썰렁했다.
상갓집에서 만난 한 직원은 "평상시 같으면 10배 이상의 조문객들이 왔을 것"이라면서 "부의금만 보내거나 심지어는 부의금조차 안 보내는 직원들도 많다"며 한탄했다.
이는 상을 당한 임원이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모 경영진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혹시 그 자리에 가거나 또 그것이 기록으로 남으면 나중에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를 걱정하는 직원이 많다는 이야기다.
모 지점장은 "최고경영진 3인방이 화해모드로 갈 수도 있다는 기사를 봤다. 근데 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 토로했다.
그는 "신한은 이미 치명적인 혹독하게 내홍을 겪었으며, 이제는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3명이 다 물러나지 않는 한 이 사태는 수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배규민 기자 (lemon12kr@newspi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