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범현대가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범현대가 내부에서 유래없이 치열한 인수전이 벌여질 것으로 관측되는 탓이다.
현재 현대그룹이 공공연하게 현대건설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고 현대·기아차그룹도 로펌과 증권사를 선정해 자문단을 구성, 사실상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무엇보다 KCC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가에서 직·간접적으로 인수전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범현대가의 움직임은 바로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3대 주주인 현대건설을 인수하게 된다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차지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매출 60% 이상을 창출하는 사실상 모기업이다. 즉, 현대건설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현대그룹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범현대가는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수차례 지분 싸움을 벌인 바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시숙부의 난(亂)’으로 통칭되는 KCC와의 경영권 분쟁이다. 2003년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KCC 및 특수관계인 등과 현대상선 지분 6.93%를 확보하면서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당시 KCC는 현대그룹에 현대상선 분식회계 의혹 등을 제기했지만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승리하면서 일단락 됐다.
이어 3년만인 2006년에는 ‘시동생의 난’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현대중공업이 나섰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현대상선 주식 26.68%를 매입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
현정은 회장이 “시삼촌인 KCC 정상영 명예회장에 이어 시동생인 정몽준 의원까지 적대적 M&A를 시도한 것은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아픔”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당시 범현대가 사이에서 냉랭한 기류가 흘렀음은 두말할 것 없다.
결과적으로 범현대가의 현대상선 지분은 고스란히 경영권 분쟁의 불씨로 잠들어 있는 상태다.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현대건설 인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에는 현대가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다툼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의 현금동원력은 약 5조원에 달해, 재무약정으로 진통을 겪는 현대그룹에 비해 월등하다.
현대가 장자인 정몽구 회장은 지금까지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에 중립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현대의 모태기업인 현대건설을 가져가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다음주 중반 현대건설 인수 의향과 관련된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시공능력평가 1위의 알짜 건설사지만 동시에 현대그룹 경영권 향방을 좌우하는 기업”이라며 “현대그룹을 두고 벌어졌던 범현대가의 경영권 분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