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오르면 서민들의 고통이 늘어난다'는 게 정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의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시판의 내용은 '꼭두각시 놀음'라는 원색적 비난에서부터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총재가 되라'는 애정어린 충고도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이번 통화정책을 보니 비정상적인 한국경제를 바로잡아 줄 인물이 한국은행에는 없는가 보다"하는 개탄섞인 반응도 나온다.
아마도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평생받을 비난을 다 받았을 것 같다. 어찌보면 스스로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김중수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이후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의 시그널을 제공했다.
'현재 금리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성장이 빨라 인플레이션 기대도 높다', '내년까지 물가에 대응해야 한다' 등등의 발언이 그것이다.
물론,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며 발을 뺐다.
그렇다면 적어도 '확신' 섞인 발언은 피했어야 했다는 생각도 든다.
김중수 총재는 "IMF리포트가 참고자료가 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된다"고 말했고, "추석이 금리인상의 걸림돌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데 대해서도 "금통위원 중 '누구도' 추석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말했다.
김 총재 스스로도 금리인상에 대해 시그널을 준 것은 맞다고 인정하는 모습이다.
그는 "7월에는 2%에서 생각했을 때 앞으로의 기조가 어떤 기조로 바뀔 것이라는 것을 한번 정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하나의 방향 전환에 대한 계기를 만들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것은 '이성태 총재 시절'부터 누누히 말했던 것이고, 누가 봐도 그런 일이었다.
전날 금통위에서 총재의 발언들을 곱씹어 보면 결국, '금리는 인상기조가 맞지만 언젠지는 모르겠다'는 것인데, 솔직하긴 하지만 '허무 개그'처럼 웃긴 얘기였다.
급변한 김 총재의 태도에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기도 하다.
'7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려서 청와대에 불려갔었다던데 진짜였나 보다', '정말 금리를 올릴 생각에 단언해왔는데 청와대에서 압박이 들어온 거다' 등등이 그것이다.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면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았던 판단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비둘기가 내려왔다'는 평가가 7월 금리인상으로 '예상과 달리 소신있는 사람'으로 바뀌던 중이었고, 총재에 대한 기대도 살아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9월 기준금리는 동결됐고, '인상기조는 맞다'는 발언에도 시장금리는 폭락했다. 아니 대폭락했다. 정책과 시장의 어긋남, 김 총재식 용어로 얘기하면 '갭'(Gap) 또는 간극이 더 심하게 벌어진 꼴이 됐다.
"'통화정책'과 '수급'이 시장변수의 두 축이라고 하면, '통화정책'이라는 변수는 이제 배제하고 오직 '수급'만 믿고 가야겠다"는 한 시장참가자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기관의 대표가 시장에서 외면받는다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