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삼성물산이 AMC지분 45,1%(약 13억5300만원)를 양도하면서 코레일-삼성물산이 두달간 벌어졌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둘러싼 대결이 일단락됐다. 이번 양 기관의 갈등은 삼성물산이 코레일의 요구조건인 AMC지분 반납을 수용하면서 언뜻 코레일의 판정승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승자는 삼성물산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4000억원대의 기존 수주 사업과 앞으로 PFV 지분 6.4%어치의 일감 5400억원어치를 그대로 확보해놓은 상태인 만큼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배제에 따른 손해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1일 사내 회의를 통해 코레일이 요구했던 AMC지분 양도를 전격적으로 수용하고, PFV지분 출자사로 남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에 코레일은 즉각 삼성물산의 결정에 대해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PFV 지분 출자사로서 사업 성공에 기여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건설투자자 대표사인 삼성물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대해 사업성이 적다는 입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이에 코레일은 한차례 사업 조건을 상향했고, 중도금 납부를 유예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삼성물산의 '불평'은 8월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코레일과 삼성물산은 결별이라는 극한 선택까지 이르게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잇단 용산 개발사업 '딴지걸기'는 AMC 주관사란 굴레를 벗기 위한 선수(先手)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자칫 실패시 4조6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에서 주관사로 참여하기 보다는 출자사로 남아 알토란 같은 도급사업 수주에 치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
실제 삼성물산은 주택사업에서도 자체사업이나 지분제 재건축사업 등 가급적 책임져야할 사업은 하지 않는 사업패턴을 보이고 있다.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은 성공 확률이 불투명하다. 사실상 땅주인인 코레일은 투자사들이 '스스로' 투자를 한 점을 들어 사업자금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별다른 사업 독려는 없는 상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도 건설사가 사업자금을 지급보증하지만 그동안 관행도 있어 사업 실패시 책임구분이 명확하다"며 "그러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구조상 투자자들만 곤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코레일은 4조5000억원대의 랜드마크 빌딩을 매입해 용산역세권사업의 자금조달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에 대한 선결조건으로 삼성물산을 대신할 지급보증안을 수용할 새로운 건설투자자가 나타나고, 3000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들었다. 결국 코레일의 자금 투자계획도 사업에 별다른 활력소가 되지 못한다는 게 지배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용산역세권개발사업에서 적잖은 실익을 챙겼다. 이미 철도시설이전공사와 토양오염정화사업 등에서 4000억원대 사업을 수주했으며, PFV 출자사 지분 만큼인 5400억원 규모의 사업 수주도 예약돼있다. 즉 이 사업에서 도급사업만으로 9000억원 이상을 수주한 만큼 별다른 손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다.
삼성물산의 AMC 지분포기 의사는 벌써부터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코레일의 '삼성물산 사업 포기 종용' 2차 입장발표가 있은 직후 AMC지분 포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는 "어차피 코레일이 정관 변경까지 검토하고 있는 만큼 AMC지분은 양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PFV 지분 출자사로서의 사업 권리는 그대로 갖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형 사업 발주처인 코레일의 심기도 건드리지 않은 만큼 실익은 모두 챙겼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물론 코레일과의 짧지않은 기간동안 벌인 감정싸움으로 인해 삼성물산의 이미지 손실은 적지 않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외관상으로는 정관 변경까지 거론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인 코레일에 의해 '힘의 논리'에 따라 물러난 약자로 비치고 있어 실제 이미지 손실도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봤자 그다지 득될 것 없는 사업에서 대형 공기업의 힘에 의해 밀려난 모양새인 만큼 삼성물산은 이미지 실추도 크지 않다"며 "어쩌면 삼성물산은 진작부터 퇴로를 찾고 있었는데 코레일이 이를 만들어준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