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산 재분배가 시작되면서 중국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에게 패가 넘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채권시장의 경우 이런 소식들이 매수를 부추기기에 충분해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기에 채권매수가 웬말이냐'를 외치던 일부 채권투자자들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시장분위기에 한숨만 짓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의 반응이 과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 유입된 물량이 보도된 것처럼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 중국, 한국 국채 매수 늘렸다
중국자금 유입이 시장의 이슈로 떠오른 것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중국이 올해 한국의 국채 보유규모를 2배 이상 늘렸다고 보도한 이후였다.
이날 블룸버그는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근거로 상반기 중국의 한국 국채 보유규모가 3조 9900억원(美貨 34억달러)으로 111%나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이 현재 보유자산의 다각화하고 있다"며 한국채권의 높은 수익률과 신흥시장국의 통화가치 상승 등을 한국채 매수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다음날 중국의 인접국 자산매입에 대해 주목하고 "신흥 아시아 통화 자산으로의 이동이 비록 중국 외환보유액 전체에서 보면 매우 작은 규모이지만, 그 정도라고 해도 절대 액수 면에서는 크다"고 지적하는 등 향후 중국자금의 유입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국내 주요 언론들은 이런 외신의 보도를 타전하며 중국 자금의 유입을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실제 중국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 역시 "실제 중국쪽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중국의 자금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만일 본격 유입되면 국내 시장의 판도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중국자금, "지속 유입된다" vs. "기대 과도하다"
중국자금 유입 소식은 우연찮게도 외국인이 하루에 1조원 1000억원 가량 국채매수에 나섰던 날이었다.
장초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를 두고 '본점 이관거래다, 실수요다'의 공방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전해진 이 소식은 '실수요도 상당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시장참가자들은 이에 동요하기 시작했고, 채권금리는 빠르게 하락했다. 특히 중국의 자금이 장기물쪽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은 지난 3거래일간 10년물을 23bp, 20년물을 24bp 끌어 내렸다.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 역시 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당분간 외국의 채권매수가 지속될 것이며, 중국의 경우 자산 재분배를 통해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의 0.15%수준인 한국채권 비중을 1.5%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시장 참가자는 "대만계 난샹 생명보험이 20년물을 집중 매수했다고 하지만 주는 중국투자공사(CIC)라고 들었다"며 "CIC에서 브로커 선발대를 보내서 매수했는데, 이것도 큰 물량은 아니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2~3개월간 달러를 팔고 원화를 매수해 중국쪽에서 직접 채권을 매수한다고 하는데 규모는 정확치 않다"며 "중국의 자산재분배가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 역시 "중국자금이 장기물 쪽으로 들어오는 듯하다"며 "예상보다 시장의 강세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추측만 무성할 뿐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유입됐던 자금의 90%는 유럽계였다"며 "8월 들어 중국계 자금의 특별한 흐름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의 루머처럼 급격히 매수가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일부 채권시장 참가자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외국인들은 계속 국내 채권을 사고 있었다"며 "특별히 늘어난 게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언론의 보도와 애널리스트들의 강세뷰, 채권을 담지 못한 불안감이 현상을 왜곡시켰다는 지적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2000억원 가까운 매수를 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실제는 400억원 수준이었다"며 "시장의 반응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의 한 채권매니저 역시 "외국계자금이 정말 그렇게 많이 들어 온 건지, 왜 들어온 건지, 예상처럼 중국자금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섣불리 예단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 역시 "중국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은 맞지만 시장에 전해지는 것처럼 갑자기 들어온 것은 아니다"라며 "18일에는 ING의 이관거래가 대부분이었고, 난샹쪽에도 확인해봤는데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CIC 역시 국내 채권에 투자를 안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시장의 현 상황이 부풀려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바로 직전까지 보합권에서 팽팽히 대립되던 시장의 균형이 갑자기 무너지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이런 시기에는 루머, 사건, 딜미스 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지금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