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이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으면서 투자계획을 대거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재표결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의석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에 입주를 예정했던 삼성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웅진그룹은 일제히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세종시 원안이 확정되면 산업단지 규모가 수정안의 4분의 1 수준이 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입주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입주기업에 대한 원형지 저가 공급 및 세제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가 사라진다는 점도 세종시 입주에 부정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이들이 약속한 세종시 투자 규모는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23일 관련 기업 등에 따르면 2015년까지 세종시에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삼성그룹은 아예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본회의 수정안 부결여부 결정 이후에 방침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다른 부지를 물색하거나 기존 공장의 여유부지를 활용하는 등 대안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대체지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가 보유한 유휴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내부 진단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그룹도 비슷한 입장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본회의가 남아 있는 상태여서 그때까지는 내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수정안을 전제로 세종시 입주를 결정했던만큼 원안으로 하게되면 원점에서 재논의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종시가 아니더라도 사업에 대한 투자는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2012년부터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기 때문에 다른 대체지를 찾더라도 사업 계획 자체에 대한 수정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오는 2012년 투자를 시작해 2020년까지 세종시 60만 m² 부자에 1조327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태양광사업 연구·생산시설과 금융연수원 등을 입주시킬 계획이었지만 수정안이 부결되면 대체지 물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그룹 관계자는 “아직 본회의가 남아있는 만큼 아직 급할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다면 입주 자체는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롯데그룹은 내부적으로 세종시 투자계획을 유보시킨 상태다. 당초 세종시에 총 1000억원을 투자, 6만6000㎡ 부지에 롯데식품바이오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웅진그룹은 투자계획을 재검토를 내부 방침으로 사실상 정했지만 아쉬움이 크다.
웅진그룹은 세종시 66만㎡ 부지에 입주, 웅진에너지와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등을 입주시키며 총 9000억원을 세종시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무엇보다 웅진그룹 입장에서는 인근 웅진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고려했던 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그룹 내부의 설명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대체부지를 찾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본회의서도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다면 투자계획을 재검토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이 잠정적으로 확정되면서 기업의 불만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솔직히 투자계획을 짜는 것 자체가 내부적으로 치밀한 검토를 마친 것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이를 원점으로 돌려야한다는 것이 허탈하다”며 “기업 입장에서 굳이 세종시에 입주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 인천시 등 지자체에서는 기업은 투자 유치를 위해 삼성, 롯데, 한화, 웅진에 별도의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