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세계 경제가 또다른 경기침체로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는 경기부양 노력을 계속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한편 '금융규제 개혁'에 관해서는 오는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G20 각국 재정긴축, '발등에 불'
최근 세계적으로 재정 긴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며, 동시에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은 재정지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로 인해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일부 취약한 경제권에 대해서는 디폴트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는 1조 달러에 이르는 긴급 구제지원 자금이 마련되기도 했다.
또한 중국에서는 재정지출이 지속될 경우 자산버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인플레이션 부담이 높아지면서 수입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주말 자국 통화의 유연성을 확대키로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위앤화 평가절상 계획을 밝히면서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불균형 논의의 타겟이 독일과 일본의 내수 취약 상황 및 과도한 무역흑자로 급격히 쏠리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캐나다의 경우 그동안 재정적자 긴축을 강조해 왔다. 캐나다는 오는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캐나다의 짐 플래허티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각국의 재정적자 감축 목표치를 확정토록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도 재정긴축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향후 판매세를 기존 5%의 두배 수준인 10%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번 회의에서 주요 20개국 및 신흥개발국 지도자들은 모두 향후 3~5년동안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공감대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 美 '경기부양' vs 유럽 '재정긴축'
하지만 정부의 지출 역시 글로벌 경제회복에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G20 회의에서 글로벌 성장을 저해하는 위험요인의 배경이 수요부진이냐 재정적자 문제이냐를 놓고 활발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케니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G20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토론의 주제는 각국의 출구전략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단행될 것이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 지출이 너무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경우 수요의 회복세도 꺾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경제 성장이 약화되고 또다른 경기침체의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예로는 지난 1930년대 허버트 후버 정권에서 단행된 너무 빠른 재정긴축 정책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과도하게 장기간 지속된 바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채무과다로 인한 위기감 및 디폴트 우려가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경우 경기부양을 위한 높은 재정 지출을 지속할 것인지 여부가 지난 선거의 쟁점이었다. 하지만 재정 지출을 당장 줄여야 한다는 진영의 승리로 끝났다. 승리한 보수당 정권은 향후 몇 년 간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인상하는 정책을 도입할 계획이다.
유럽 각국은 재정 긴축을 위해 나서고 있다. 경제상황이 상대적으로 건실한 독일과 프랑스는 점진적으로 긴축정책을 추진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포르투갈과 스페인 아일랜드 등은 고통스런 긴축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다소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경기부양 자금의 대부분은 정부보다는 정부주도의 민간금융부문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금융권 긴축을 통해 성장을 컨트롤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해의 대출 감소 규모는 지난해 최고 수준 대비 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금융규제 논의는 'G20 코리아'에서
미국은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를 강경하게 주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신뢰도가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기침체에 대해 빠르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4월런던 G20정상회의 때부터 경기부양 자금을 확대할 것을 주장해 왔다. 당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들은 금융 규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주장은 사실상 승리했고 G20 국가들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최소 GDP의 2% 수준의 자금을 경기침체 방어를 위해 지출했다. 하지만 IMF에 따르면 이같은 추세는 반전돼 내년부터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논의가 지속돼 왔던 금융규제 강화에 대한 안건은 이번 회의에서는 비교적 서둘러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G20 국가들은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 강화조치를 올해 하반기 한국에서 열리는 G20 회의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
경제 성장과 관련 이슈들도 논의의 초점으로 부각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는 실업 혜택을 연장하는 방안을 비롯, 기업들에 대한 세제혜택 기한을 늘리고 지방정부의 공립학교 교사들을 지원하는 법안은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해 통과가 좌절된 상황이다. 민주당은 향후 10년간 550억달러 규모의 재정 지원을 가능케 하는 이 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결국 무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