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그동안 안정적인 주택사업으로 꼽혔던 정비사업도 추진이 과거처럼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분양 리스크가 많은 주택사업에서 택지개발지구 사업과 함께 안정적인 사업으로 취급돼 왔다.
여기에 주택 분양 시장이 침체되고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서 정비사업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정비사업은 주로 서울, 경기의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500가구 이상 대형 단지로 지어지는 만큼 수요자들의 인기가 높다.
더욱이 정비사업으로 지어지는 분양물량 중 절반 이상이 조합원 물량인 만큼 분양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장점이다.
특히 강남권과 수도권 대도시에서 주로 추진되는 재건축사업은 사업규모 면에서나 완공 이후 업체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건설사들도 사운을 걸고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대형 건설사들의 무한경쟁이 시작되면서 조합원들의 요구조건도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우선 무상지분율이 갈수록 올라가는 게 첫번째 변화다. 무상 지분율이란 지분제 사업에서 현재 보유한 주택을 기준으로 분담금 없이 받을 수 있는 면적의 비율 뜻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보유한 재건축 아파트의 지분이 10평이라고 할 때 무상지분율이 130%면 13평까지 분담금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무상지분율은 기존 용적률이 낮고 재건축 사업에서 받을 수 있는 용적률이 높은 경우에 높아지는데 그간 재건축 사업에서는 주로 120~140%선의 무상지분율이 책정돼 왔다.
하지만 업체들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최근 들어 무상지분율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최근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6단지는 174% 무상지분율을 제시한 두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했다.
두산건설과 대우건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경쟁한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에서는 가장 브랜드 지명도가 낮은 두산건설이 과감하게 174%의 무상지분율을 제시하면서 무상지분율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함께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강동구 고덕주공단지와 둔촌주공단지도 조합원들의 무상지분율 상향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현재 시공사를 선정 중인 고덕주공 5단지는 시공권을 놓고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 3개사가 참여해 각각 161%, 160.2%, 149.9%의 무상지분율을 제시했다
또한 인근 고덕주공7단지의 경우 시공사 입찰 제안에 참여한 롯데건설은 163%, 풍림산업은 156%의 무상지분율을 각각 제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보다 앞서 시공사를 선정해 낮은 무상지분율을 받았던 고덕주공 2단지는 조합원들의 극심한 반발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 시공사로 선정됐던 삼성건설과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 입찰에서 무상지분율 137%를 제시한 것. 이후 6단지에서 174%의 무상지분율이 나오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총회개최를 막고 임시총회를 통해 조합장을 포함한 조합임원 10명을 해임시키고 시공사 선정총회도 연기하는 등 심한 진통을 겪고 있는 상태다.
또 9000여 가구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재건축 대전'으로 불리는 둔촌주공도 최근 조합이 170%이상의 무상지분율을 제시하라는 내용을 참여 시공사에 통보했다.
이주비도 새로운 관건이 되고 있다. 이주비는 공사기간 동안 임시로 살 수 있는 집을 구하라는 비용으로 그동안 수도권지역은 1억원선, 강남권은 2억원선에서 지급돼왔으며 이사비용도 1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그간의 '시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주비와 이사비용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성북구 장위11구역에서는 이주비 3억원과 이사비용 4000만원이 책정됐으며 이는 성북구 길음동 등 인근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조합원들의 무리한 요구를 받을 수 없어 사업 수주를 포기하려는 건설사도 늘어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사업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만큼 별다른 사업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며 "무상지분율을 높이면 결국 일반분양가가 올라가고 이 경우 미분양 발생이 심화되면 조합원들에게도 좋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건 건설사들이 공사비만 받는 도급제 방식에서 갖은 물가인상 요인을 내세워 분담금을 야금야금 올리면서 수익을 보던 관행을 쉽게 포기 못해서라는 게 이같은 주장이다.
한 재건축 사업장 조합 관계자는 "공사를 시작했다가 분담금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며 공사를 중단해 피해를 본 사업장이 한둘이 아니다"며 "새 정부 들어 도시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재건축 사업장에서 받을 수 있는 용적률이 과거보다 올라갔는데 무상지분율은 과거와 똑같이 주겠다는 건 건설사들의 횡포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