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은 지난 주말에 일부 언론에서 '한일 통화스왑이 4월말 종료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연장 여부에 대해 “현재 양국 중앙은행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4월 30일에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일본은행과 원/엔 통화스왑계약을 종전 30억달러 상당액에서 200억달러 상당액으로 일시적 확대 조치한 바 있으며 이는 오는 4월 30일이 만기다.
한국은행이 이날 보도해명를 냈지만, 이는 한일 중앙은행간 신뢰관계를 고려해서 한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주지시키는 소극적인 방어론을 편 것으로 보인다.
한미 통화스왑과는 달리 한일간 통화스왑 계약이 체결됐지만 실제로 일본에서 외화유동성이 제공되어 시장에 공급된 적이 없다.
한중일 관계를 고려해 비상 조치의 일환으로 예비 외화유동성 대책을 마련해 놓은 데 불과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성을 주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일 통화스왑보다 훨씬 중요한 한미 통화스왑이 이미 종료됐다는 점에서 한일 통화스왑도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면서 국내 경기회복이 빨라 주식 채권 등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외화유동성이 다시 증가했고, 외환보유액도 다시 늘어나는 등 외화자금사정이 크게 개선됐다.
오히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일간 통화스왑이 종료될 경우 추가 외화공급 가능성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환율 하락심리를 다소 완화해주는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05원대 하락하며 마감했다. 지난 15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인 1107.10원을 돌파했고 지난 2008년 9월 이후 최저치 수준이다.
이미 시장은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이고 오히려 환율이 하락기조에서는 연장하지 않고 종료하는 것이 당국에는 호재일 것이라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의 이진우 부장은 "한일 통화스왑도 종료된다면 이는 외환보유고가 풍부한 상태에서 그간 취해진 비상조치가 정상화를 밟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진우 부장은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풍부해 이슈꺼리도 되지 못할 것"이라며 "당국에서는 환율하락에 대한 방책으로 오히려 호재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계 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지금까지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단기 외화유동성에 너무 풍부한 우려에 대한 대책이 될 수도 있겠다"고 평가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한일 통화스왑을 굳이 연장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한은의 외환보유고와 관련이 있고 시장유동성에 직접 연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단기 외화 유동성 사정이 위축될까 하는 우려는 좀 다른 측면에서 제기된 바 있다.
금융위원회 진동수 위원장이 지난 국회 업무현안보고에서 "단기 외채 규제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외환시장과 스왑시장을 포함한 외화자금시장에 일정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질서 재편과 더불어 금융규제 논의가 부각되면서 국내에서도 단기 외채 문제에 대한 규제 문제가 다시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외화자금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외화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단기 스왑포인트가 하락하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23일 원/달러 FX스왑 1개월물 스왑포인트는 0.85원을 기록, 지난 15일 1.00원 아래로 떨어진 뒤 8일 연속 1.00원 밑에서 유지되고 있다.
1개월물 스왑포인트 1.0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말 이래 처음이며, 3개월 6개월 및 1년물 등 기간물 전체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이 스왑포인트가 하락하고 이유는 시장은 정부가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들의 단기 외채를 규제한다는 설이 돌고 있는 것과 함께 최근 조선중공업 업체들의 해외수주가 일부 증가하면서 선물환 매도환헤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계 은행의 한 딜러는 “외은권에 대한 정부의 단기차입 규제설로 그간 외은의 단기차입에 따른 스왑포인트 상승 추세가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외국계 은행이 단기차입해서 원화로 대출하는 물량이 많고 수출업체와 중공업체의 환헤지가 적어 스왑포인트가 올랐는데, 규제설과 환헤지 증가로 다시 스왑포인트가 하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당분간은 외화자금 공급이 축소되면서 단기 외화유동성이 다소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외환보유액이 2700억달러 이상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고,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이나 외국인들의 국내 금융자산 매입 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국내 경기도 어느 나라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위기 때처럼 국내 외화유동성 사정이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역시 단기외채 규제 문제를 서두르기보다는 글로벌 논의 동향 범위 내에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국내 외화유동성 문제가 외환위기 때처럼 고갈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태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미국 등 선진국 경제도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위기 이후 은행 책임론 속에서 규제 문제가 나오고 국내에서도 외은지점 단기차입 규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위기시절과는 판이하게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