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은 8일 오후, 당진공장에서 일관제철소 종합준공식을 갖고 연간 400만t의 조강생산능력을 보유한 국내 굴지의 종합제철회사로 재탄생한다.
올해 11월 당진공장 고로 2호기가 추가로 가동되면 연간 조강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인 800만t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 1월 화입식에서 정몽구 회장이 고로에 불씨를 넣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일관제철소 종합준공식을 앞두고 오전부터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고 그룹 내부 관계자는 전했다.
경영을 시작해 30여년 만에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우뚝섰던 선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도 이루지 못한 '철강의 꿈'. 아들인 정 회장이 그 꿈을 이루게 됐으니 그럴만도 하다.
사실 고 정주영 창업주는 1982년 당시 현대제철의 전신인 인천제철 사장이던 큰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는 통한의 절망 속에서도 종합제철소 건립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1978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도전을 거듭했지만 번번이 정권의 이해관계에 맞물려 제철소 건립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현대제철의 이번 당진 일관제철소 건립을 두고 "고난과 역경의 역사"라고 얘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정 회장은 범 현대가(家)에서도 선친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이어 받은 오너로 유명하다. 이른바 '정주영 경영스타일'인 역경극복과 근면절약, 불도저 같은 저돌성 등이 그대로 빼닮았다.
정 회장이 경영을 이어받은 10여년 전만 하다로도 현대차그룹이 국내 재계순위 2위의 거대기업군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구나 현대제철이 지금의 일관제철소로 위용을 갖추리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선친의 뜻을 옆에서 지켜봤던 정 회장. 1996년 경영을 맡으면서부터 내부에 프로젝팀을 꾸려 종합제철소 건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자동차그룹에게 반드시 필요한 제철소에 대한 집착은 당연한 일이었고, 여기에 선친의 뜻을 이루겠다는 신념까지 깔려 있었다.
정 회장 역시 수차례 도전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정부가 쉽사리 사업인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하면서 충남 당진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수조원의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 부은 결과, 마침내 2006년 10월 제철의 꿈을 향한 첫 삽을 뜨게 된 것. 이번 종합준공식을 시작으로 정 회장의 경영인생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 역경 딛고 사업구조 완성
'일근천하무난사(日勤天下無難事)'. 정 회장이 평소 그룹 안팎에 주창하고 있는 경영 좌우명이다.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는 뜻이다.
정 회장은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 첫 삽을 뜬 뒤 당진공장을 하루가 멀다하고 방문했다. 준공식을 하루 앞둔 7일에도 헬기를 타고 당진 상공을 날았다.
현장경영이 몸에 밴 일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제철소 완공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는 반증이다.
현대제철이 제철소 건립을 시작한 후 정 회장의 전용헬기가 가장 많이 오고간 곳이 바로 당진공장 현장이다.
정 회장의 자동차, 철강 역정은 당진 제철소 준공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게 됐다. 당진공장이 현대의 새로운 상징물이 됐다는 남다른 의미도 있다.
정 회장에게는 지금, 진정한 자동차그룹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는 벅찬 감동도 있을 것이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강판으로 현대하이스코가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만들고, 이것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가져다 완성차를 내놓게 된다.
폐차된 차의 철을 모아 다시 현대제철은 다시 강재를 만들어 산업현장에 공급하게 되는 세계 최초의 자원순환형 사업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푸른 작업복에 지프를 타고 현장을 누비며 철강의 꿈을 키웠던 고 정주영 창업주.
이제 그의 아들인 정 회장은 반듯한 양복에 전용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누비며 자동차와 철강을 합친 또다른 꿈을 꾸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