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서는 4월 금통위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준금리의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화두가 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다른 이견이 없다.
더 나아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마저도 하반기로, 또는 심지어 오는 11월 G20 서울정상회의 이후, 그러니까 내년까지도 뒤로 미루는 시각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 김중수 신임 총재가 이명박 정부 초대 경제수석으로 747 성장론자였다는 점과 더불어, 그가 한은 총재로 오자마자 출구전략의 국제 공조 뿐만 아니라 안으로는 정부와 정책 공조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한은 총재로 내정된 이후 대한민국 주OECD대표부 특임전권대사로서나 경제수석으로서 지난 발언이 그랬고, 내정된 직후의 발언도 '한국은행이 청와대 대통령 산하에 있다'는 것으로 축약됨에 따라, 대통령의 그간 발언이 중시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탈출하면서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회복을 보이고 있다고 자랑하면서도, 여전히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은 안된다'는 발언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놓고 있다.
이런 점에서 김중수 신임 총재의 등장은 시장에 그렇게 큰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벌써부터 청와대나 정부쪽 입장에 그가 우선해 서 있기 때문에, 김 총재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그의 발언보다는 정부쪽 발언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을 자초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자체의 '물가안정'이라는 고유의 권한, 즉 국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인플레 파이터'(Inflation fighter)로서 강력한 신뢰감은 정부의 그림자 속에 놓여지게 됐으며, 글로벌 위기 재발 방지 등 '최종대부자'로서 역할은 강조되고 있지만,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엄중한 조사' 목소리조차 수그러들고 있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중수 총재가 처음으로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어떻게 정책적 입장을 보일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됐다. 금리는 인상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 있지만, 내정 이후 스스로의 목소리를 너무 낮춘 탓에 '한은 총재'로서 어떤 정책적 입장을 내놓을지가 중요하게 됐다.
특히 시장의 '냉정한' 자기 이해적 관점에서는, 특히 정부측 편향에서 벗어난 객관적이고 합리적 눈으로, 이번 금통위에 대한 관심이라고 하면 신임 한은 총재가 어떤 '정책적 입장'에서 내놓을지가 유일하다면 유일하다.
새로운 한은 총재로서 첫번째 맞는 금통위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엄중하게 숙고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은 앞으로 4년간 한국은행의 화두를 가늠하는 자리라는 점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본연의 임무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칫 중앙은행에 부여한 명령을 못따를 경우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는 급속도로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 4월도 기준금리는 동결
7일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금융투자협회기 발표한 '2010년도 4월 채권시장지표 동향'에서도 설문응답자의 99.4%가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이는 지난달 93.9%보다 높아진 수치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전망치를 5%내외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물가는 여전히 2% 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이고, 저금리의 부작용 또한 감지되지 않는 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김중수 신임 한은총재가 국제공조를 강조하는 점은 기준금리 동결 및 향후 상당기간 금리가 현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더구나 지난 5일이 있었던 기재부 장관과의 조찬회동 직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중수 총재와 경제에 대해 인식을 완전히 공유했다"고 밝힌 점은 금리인상의 시그널을 정부에서 찾아야 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에,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자연히 뒤로 밀리기도 한다. 3분기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쪽이 여전히 많지만 G20가 11월에 개최된다는 것을 감안해 그 시점을 내년으로 점치는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증권의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3/4분기 금리인상을 생각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4/4분기부터 커지고 내년에는 더 커질 듯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금리인상을 하지 않는다면 위안화를 절상해야 하고 그경우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더 커질 것"이라며 "상품쪽에서도 서서히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파트장은 "6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정부쪽에서도 저금리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SK증권의 양진모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뒤 4분기 정도면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듯하다"며 "G-20를 감안하면 내년으로 밀릴수도 있지만 미국이 인상하면 그 이전에라도 따라 움직일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애널리스트는 "회사의 공식 뷰는 4분기로 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올해 못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움직이고 있다"며 "올해 11월 G-20회의가 끝난 이후에 다시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김일구 채권부장 역시 "정부와 한은이 금리에 대해 이견이 없어보이는 이상 금리인상얘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그 시점도 자연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정부측에서 '확장적 정책기조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문구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선물사의 한 채권애널리스트는 "정부와 한은이 정책기조를 같이 하겠다고 밝힌 만큼 우리경제상황과 확장적이라는 단어가 맞지 않다고 말한 재정부 의견도 감안해야 할 듯하다"며 "통화정책방향 문구가 바뀔 가능성도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은행 '김중수호(號)'가 던질 화두는?
물론 이번 금통위에서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은 99.4%라는 숫자가 말해주 듯이 기준금리의 변동 여부는 아닌 듯하다.
대신 '한은 김중수號'의 뱃머리가 어디로 향할 지를 찾기 위해 분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중수 총재가 취임사에서 G20 의장국 위상에 걸맞은 한국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조하고 "경제정책이란 한마디로 고용과 물가의 두 개 축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한 데서 힌트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김중수 총재는 취임사에서 "고용이 늘지 않는 경제는 지속되기 어려운 법이며, 물가가 안정되지 않은 경제는 언제나 위기를 불러오게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를 따라가려고 준비 중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총재의 취임사를 보면 물가와 고용을 강조했다"며 "물가안정이라는 기본 목표에 고용가지 포함하면서 미국의 FRB처럼 한국은행의 위상을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인 듯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김일구 부장은 "그동안 한은은 물가만 신경써왔지만 주택시장 가격의 하락압력이 강화되고 환율 고민했을 때 소비자물가도 낮은 수준"이라며 "앞으로 금통위가 화두로 내세울 것은 고용과 금융시장 안정쪽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은 인플레이션을 중시해 왔지만 이번엔 달라졌다"며 "한은도 고용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야하고 이번 금통위가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부장은 "아직 한은법이 개정될 단계는 아니지만, 김중수 총재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금통위의 금리결정 과정에서 성장과 고용 확대에 더 큰 비중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