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조원의 현금 실탄으로 신성장 동력 사업도 발굴
[뉴스핌=이연춘 기자] 한화그룹이 대한생명 상장을 통해 금융종합사로 제2의 창업을 맞고 있다. 한화그룹이 2002년 말 대한생명 인수에 성공한 뒤 본 첫 번째 결실이다.
대한생명은 지난 10일 공모주 청약을 마감하고 17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이후 폭발적인 거래량을 기록하며 데뷔했다. 국내 빅3 생명보험사 중 첫 상장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입장에서는 홀가분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대한생명의 상장을 주장했던 그였지만 속내는 썩 편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김 회장은 지난해“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어 내년에 상장할 것”이라면서도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김 회장이 이처럼 신중한 행보를 거듭한 이유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뒤 위축돼 있던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실패할 경우 내부 사기가 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한생명의 성공적인 상장은 한화그룹 내의 새로운 활기가 될 전망이다.
사실 김 회장 입장에서 대한생명은 각별한 계열사다. 2002년 한화가 인수할 당시 대한생명의 누적 적자는 무려 2조3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어느 국내 기업도 대한생명을 인수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유독 김 회장은 달랐다.
그는 “화학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한화가 성장할 수 없다”면서 “대한생명 인수는 평생의 기회”라고 인수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당시 한화그룹 내 모든 임원이 이같은 김 회장의 결정에 반대했지만, 그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김 회장이 직접 인수 제안서를 직접 설명할 정도의 열의를 보였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김 회장의 숙원은 약 8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뤄진 셈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한화그룹은 중장기적으로 약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에 가까운 현금 실탄을 손에 쥐게 됐다. 이 현금실탄으로 한화그룹은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해 신성장 동력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한생명 상장은 한화그룹 내 금융부문의 성장과 발전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손해보험은 제일화재와의 통합을 통해 업계 상위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한화증권 역시 푸르덴셜증권 인수로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이는 대한생명의 성공적인 성장과 맞물려 그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한화금융네트워크’를 통해 원스톱 금융서비스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온 한화그룹의 금융부문은 앞으로도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통해 한국 금융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상장을 계기로 새로운 모멘텀을 맞고 있다. 이번 상장을 2조원에 가까운 현금 실탄을 통해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해 신성장 동력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은 주로 한화케미칼(舊 한화석유화학)과 한화L&C, 그리고 ㈜한화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올해부터 태양전지의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했으며 2020년까지 총 2GW(기가와트)의 태양전지 생산설비를 구축해 세계 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더불어 2015년까지 폴리실리콘 생산에서부터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함으로써 태양광 사업 관련 제조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화L&C는 올 2월 전기차 생산업체인 CT&T와 전기차 내?외장재로 적용되는 초경량 고강도 복합소재 부품개발에 대한 공동협약을 체결하고 전기자동차 부품시장의 진출을 전격 선언했다. 한화L&C는 기존 차량 외장재로 쓰이는 스틸보다 30%이상 가볍고 강도와 매끄러움이 뛰어난 신소재를 개발키로 하고 향후 친환경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한화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탄소배출권 사업에 먼저 뛰어들어 이미 9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총 150만톤이 넘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연간 3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카타르, 예멘, 멕스코 등 8개 지역에서 해외 유전, 가스 및 광물 등 다양한 자원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 유망사업으로 선정돼 투자가 진행중인 태양광, 차량경량화 소재, 바이오, 친환경, 국내외 자원개발 등의 분야는 보다 더 공격적인 자세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어 M&A 시장에 나오게 된 우량기업들에 대한 투자검토도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