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한은 이성태 총재가 "매월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한다"면서도 "미리미리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데 설득과 합의가 쉽지 않았으며, 상당기간 금융완화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채권 매수세가 극성을 부렸다.
전체적인 채권금리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고 3년물 수익률이 8개월만에 4.00%를 하향 돌파한 것을 비롯해 국고 5년물 역시 8개월만에 4.50% 밑으로 내려앉았다. 국고 10년물은 10개월만에 5.00% 뚫고 내려왔다.
또 3년만기 국채선물 3년물은 반빅(50bp=0.5%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3월 금통위 이후 시장참가자들은 "이제 금통위에 대한 고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화정책의 공이 정부쪽으로 넘어간 것과 다름없는 만큼 금리인상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그동안 응축됐던 매수세가 분출했다는 설명이다.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3.97%로 전날보다 11bp 급락하며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은 4.45%로 12bp 내렸으며 10년물 역시 11bp 내린 4.89%로 마쳤다.
통화정책과 밀접한 통안2년물은 더 크게 내렸다. 이날 최종수익률은 전날보다 14bp 급락한 3.82%를 기록했다.
91일물 CD금리도 내렸다. 이날 91일물 CD의 최종수익률은 2.84%로 전날보다 2bp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년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111.39로 전날보다 46틱이나 뛰어 올랐다. 외국인들은 593계약의 국채선물을 순매수했고, 은행과 투신도 3876계약과 661계약 순매수로 시세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증권은 2045계약을, 보험은 1680계약을 순매도 했다.
◆ 기준금리 인상, 이성태 총재와 함께 '작별'(Adieu)을 고하나?
이날 금리는 대부분 8~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고 3년물은 지난해 7월 14일 3.96% 이후, 국고 5년물은 지난해 7월 10일 4.41% 이후 8개월만에 최저치였다. 국고 10년물은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 지난해 5월 6일 4.88%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3월 금통위를 계기로 그동안 응집됐던 채권에 대한 매수가 폭발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이성태 한은 총재의 매파적인 성향을 감안 금통위가 다가올 때마다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이후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어 보였다.
그러다 보니 시장참가자들은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채권매수를 차일 피일 미뤄놓은 모습이었다. 혹시나 오르면 사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금리는 특별한 조정없이 슬금슬금 내려 앉았다.
시장참가자들은 어쩌면 이번 금통위가 채권을 싸게 살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하에 숨죽여 금통위를 기다렸다. 금리인상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이성태 총재가 금통위에서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다면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바람이었다.
물론, 행동이 없는 말뿐인 경고는 시장에 통하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었고, 실제로 금리동결이 선언된 이후 채권시장에는 매기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차기 한은 총재가 누가 됐든 금리정챌의 열쇠가 정부로 넘어갔다는 의식이 강하게 반영되면서 채권운용역들의 손은 빨라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이성태 총재의 고별이 결국 시세분출을 이끌었다"며 "유동성장이 언제 끝나는가가 관건인데 시중이 돈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면서 그동안 응축된 매수세가 한번에 분출했다"며 "장이 크다보니 투기적 매수가 가세했고 숏커버도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정레벨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갈데까지 가보자는 심리가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 채권시장, 조정없는 장세 이어질까?
다만 금리가 지나치게 빠르게 움직인 점은 다소 부담스러워 보인다.
그렇다고 조정을 예상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결국 수급에 움직이는 시장이라면 향후 채권시장의 강세는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금통위 이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긴 했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5년물 4.5% 밑에서 누가 사려고 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조성된 환경으로는 딱히 채권을 매도할 이유가 없다"며 "기간조정이 나올 수 있겠지만 추가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만기가 얼마남지 않아서 월물론은 의미가 없어보인다"며 "6월물로 교체된 이후에나 매도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지금 상황에서 조정을 얘기하긴 어렵다"며 "언제든 재료만 있다면 가격조정은 아니더라도 기간조정 내지는 장중조정 정도는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까운 시일내에 제일 유력한 매도재료는 중국의 금리인상 발표나 외국인의 매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물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시세가 너무 빨리 올랐는데, 더 오를것이란 게 중요하다"며 "단기적 숨고르기가 있을지, 그냥 더 달릴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조정은 크게 없을 것이지만 단기물 금리가 내리는 속도는 상당히 더뎌질수도 있다"며 "통화정책에서 트리거가 걸린거라 단기금리가 빠져야 하는데 룸이 많아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