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역량융합 희구, 신한은 숙성된 시너지 등 기세충만
[뉴스핌=한기진 기자]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고대 무예를 조명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자 전투력의 근간을 재는 말이 있다. 바로 내공(內功)이다.
아주 오랫동안 잡념을 떨쳐낸 채 열과 성을 다해 외부의 기운을 몸으로 소통시키며 극도의 인내력으로 응축시켜야 하는 그 힘이 은행계 4대 금융지주사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가 공력(功力)으로 진화, 복합상품은 더욱 다채롭고 정교해졌고 복합점포 출점은 더욱 치밀해지고 있으며 고객 교차판매 시너지영업 성숙도가 올라가고 있다.
특히 같은 지주사 형태를 갖췄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나오면서 이들의 전략은 4사4색의 차별화되고 정립된 점에서 내공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리테일 뱅킹 최강의 힘을 바탕으로 조직원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데 주력하고 있고, 신한지주는 지난 10여년간 펼친 선 겸업화 후 대형화 전략의 성공을 더욱 꽃피울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복합금융점포나 복합상품에 자신만의 색깔을 더해 한층 세련돼 가고 있고, 하나금융지주는 힘을 더해가는 메트릭스 조직의 성공시대를 열 태세다.
2010년, 금융지주사들이 향후 10년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KB금융, 결국은 ‘사람’ 화합에서 길을 묻다
‘구동합심(求同合心 같은 목표를 향해 마음을 합친다)'
금융지주 출범 시기만 놓고 보자면 막내벌인 KB금융(강정원 부회장•사진)은, 시너지효과의 출발점을 ‘일체감’에서 찾고 있다.
9개 계열사 2만7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합심(合心)해 하나처럼 움직이자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시너지효과 창출의 첫 시발점은 KB가족간의 일체감 조성과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라고 했다.
이미 결실도 맛봤다. 지난해 상반기 M&A(인수합병)시장의 이슈였던 롯데그룹의 두산주류 사업부문 인수자문에 성공한 것. KB국민은행이 파이낸싱을 제공하고 KB투자증권이 자문을 했다.
이에 따라 지주사 최대 장점인 ‘시너지’를 본격화하기 위한 카드들을 꺼냈다.
첫 패는 그룹 CRM마트. 오는 3월부터는 각 계열사별로 산재돼 있는 고객정보가 이곳에 집중, 모든 계열사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고객들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금융 전 영역에 걸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지난 2월 각 계열사의 모든 고객의 거래실적을 통합해 고객등급을 산정하고 우대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우대고객제도를 시행했다.
은행의 등급(MVP스타, 로얄스타, 골드스타, 프리미엄스타)체계가 계열사 고객에도 적용, 이들에게는 최장 6개월 동안 수수료면제 등 각종 우대서비스가 제공된다.
첫 복합상품 ‘KB 플러스타(Plustar)통장’의 첫 타석 안타 여세를 몰아 곧 두 번째 상품을 내놓는다.
이번 테마는 ‘고객가치 증대’. 이와는 별도로 복합상품 아이디어 공모를 벌여 다양한 컨셉을 발굴하고 있다.
‘리테일의 강자’ 명예를 가진 KB금융, 그 힘을 살리기 위해 복합채널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6일 국민은행 압구정 PB센터에 은행 증권간 교차판매, 소개•공동영업, 복합상품 판매가 가능한 복합점포를 개설한대 이어 2월 1일에는 도곡PB센터에 2호점을 개점했다.
복합점포는 은행 PB센터안에 증권점포가 운영되는 PB센터 BIB(Branch In Branch) 형태로, 복합점포를 거래하는 고객은 은행업무뿐 아니라 주식 직접투자, 채권, 랩어카운트, 사모펀드 등 원스톱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KB금융은 “복합점포를 통해 본격적인 종합 리테일 비즈니스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 신한금융, 선 겸업화 후 대형화 관문 너머 차별화 선점 노려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어땠나, 신한금융의 실적은 굳건했다. 우리가 닮으려는 모델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국내 중견그룹 한 임원은 “한쪽이 어려우면 다른 부분에서 보완하는 형태야 말로 금융그룹으로서 이상적인 수익구조”라고 했다.
이 그룹은 최근 제조업에서 금융업을 중심으로 변신하면서, 벤치마킹대상으로 신한지주(라응찬 회장•사진)를 택했다.
실제 신한금융은 은행이 주도하고 카드가 실적을 뒷받침하는 구조로 동종업계 2년 연속 1위 실적을 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LG카드 인수를 계기로 은행/비은행간 균형 잡힌 수익기반을 확보하면서 금융환경의 변화에도 견딜 수 있는 이상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게 됐다”며 “향후 추가적인 성장을 위한 든든한 기반 구축에 성공함으로써 자산규모와 영업력 면에서 국내 2위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됐다”고 했다.
이 같은 결과의 원인을 찾아보면 발 빠른 지주회사 전환과 이에 따른 전략이 뒷받침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주회사 전환한 건 지난 2001년. 지주회사 체계를 도입할 경우 신한은행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교차판매를 통해 그룹사간 시너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작용했다.
‘선 겸업화 후 대형화 전략’을 곧바로 적용했다.
겸업화를 통해 사업라인의 다양성 확보와 범위의 경제를 우선 달성하고, 이후 대형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 확대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는 것.
올해로 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된 지 10년, 신한지주 출범 9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신한은 그동안 숙성된 금융그룹의 장점을 기반으로 ‘신뢰’를 경영전략의 전면에 내세웠다. ‘Trust 2010: 지속 가능한 미래, 신뢰받는 금융그룹’이 그것.
우선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그룹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소외계층 금융서비스 확대, 녹색금융 등을 강화키로 했다.
또 고객보호 관점 강화한 컴플라이언스 체계 운영, CRM역량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고객지향형 비즈니스도 추진한다.
특히 시장주도형 시너지 만들겠다는 계획은 주목된다.
그 동안 다각화된 사업라인을 통해 시너지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는 판단아래, 다음 단계인 차별화된 시너지를 구현키로 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