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하기만 했던 국고 3년 기준 4.20%의 벽마저도 무너졌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는 그동안 절제돼 온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매수욕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특히 한은 이성태 총재가 확인해 주듯이 유럽 재정위기 등 경제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부각됐고 이런 점들이 국내 경제의 정상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아울러 중국 등 일부 국가가 시도하고 있는 지급준비율 인상 등의 출구전략에 대해 이성태 총재는 "우리 나라와 사정이 다르다"며 "금융자율화 체제에서 금리조정을 주요 수단으로 하고 있는 우리 나라에 맞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대외 불안요인이 가시지 않고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기간 지연되거나 하반기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가 급하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방향성은 하락쪽으로 기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지선 설정 여부는 대외불안의 정도와 경기회복, 그리고 주가 및 환율 변동성 등 금융시장의 안정성 여부가 주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이 4.18%로 전날보다 9bp 내렸다고 최종고시했다. 국고 3년물이 4.10%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12월 21일 4.19%를 기록한 이후 한달반 만에 처음이다. 국고채 5년물은 4.76%로 7bp 내렸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멀어졌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통안 2년물은 이날도 강했다. 이날 최종수익률은 전날보다 8bp 내린 4.02%였다.
3년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1110.15로 28틱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2723계약의 국고채를 순매도했다. 투신 역시 1394계약을 팔았다. 반면 증권과 은행은 2224계약과 3216계약을 순매수해 이날 시세상승의 주역이 됐다.
장초반 시장분위기는 무거웠다.
밤사이 치뤄진 미국의 하원 청문회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출구전략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한 것이 미국 금리의 상승을 이끌었다.
이는 이변이 없는 한 금통위 이후 채권이 강해질 것이라는 확신마저도 주춤하게 했다.
다만 추가약세는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일단은 금통위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한 듯 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후 금리 동결이 외쳐지면서 분위기는 점차 강세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성태 총재의 발언은 이날 강세에 쐐기를 박는 모습이었다.
이 총재는 유럽의 재정위기 마저도 "예상했던 바"라며 긍정적인 경기인식을 재차 확인했지만 "우리경제가 아직 정상화궤도에 복귀한 것은 아니"라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또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떠돌았던 지준율 인상 등의 금리인상 이외의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표시하면서 이에 대한 불확실성 조차 명확하게 정리했다.
이에 시장참가자들은 그동안 참아왔던 '채권사냥'에 나선 모습이었다.
오늘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의든 타의든 정부와 교감을 엿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한은·정부·청와대가 일치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는 관전평이 나오기도 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오늘의 강세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단지 혹시 매파적인 발언으로 약해진다면 더 싸게 살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장중 5000계약 수준까지도 매도했었지만 비드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막판에 일부 거둬들이면서 끝났다"며 "먼 얘기긴 하지만 차트상으로는 선물 11.40, 국고 3년 3.70%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급격한 하락은 경계하겠지만 방향 자체는 아래로 흘러내리는 쪽으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총재멘트가 원론적이기보다 한층 완화적이었다"며 "금리말고 다른 수단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오자 매수가 강하게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은 상반기 금리인상 불가에 힘을 싣는 분위기"라며 "4.20%에서 이익실현이 보이긴 했지만 적극적이진 않았고 이젠 선물 저평줄이기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그동안 소외됐던 9-4와 9-3에 대한 관심이 생길 것 같다"며 "일단 채권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금통위 효과로 강해졌다"며 "좀더 강하면 4%초반까지 충분히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9-4호 기준으로 금리가 내려가면서 5년물이 따라 가는 모양새가 점쳐지지만 5년물이 크게 강해지긴 어려울 것같다"며 "국고 3년물이 4%에 도달하면 그때서야 5년물이 내려가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증권의 양진모 애널리스트는 "핵심은 3월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20~30% 정도로 낮다는 것과 3월 이후에는 아예 9월로 넘어가서 미국이 인상하기 시작해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라며 "강세 랠리가 시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기준금리 예상 경로가 낮아진다는 것은 국고채 3년물 수익률 레벨도 내려가야 함을 의미한다"며 "1차 4.0% 밑으로 내려가는 시도, 2차 3.75% 대에서 조정, 3차 3.5%까지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