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회원국으로 가입한 국가는 그만큼 높은 수준의 재정 건전성을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유로존 회원국인 그리스의 재정 위기로 인해 회원국들이 몇년간 지원하게 될 경우 이는 유럽연합이 그동안 취해온 정책적 강화 노력을 모두 원점으로 되돌리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연합 지도자들은 이같은 구제금융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며, 도덕적 해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히 강력한 구조조정 목표와 조건을 부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럴 경우 그리스 현지 금융권을 비롯한 경제 전체가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고 따라서 정치권은 결국 이같은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정책적 결정을 내놓게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스를 비롯한 지중해 국가들의 재정 문제는 이미 유럽연합의 주요국들에게도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리스에 대한 채무보증 프로그램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시장은 다시 위기상황으로 치닫을 전망이고, 결국 그리스에 대한 지원 여부는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전일 금융 시장은 그리스에 대한 지원 가능성에 따라 관망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반등세를 나타냈다가 일부 기관들이 그리스에 대한 지원에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투자자들은 유로화를 팔고 미국달러나 엔화를 사고 있다. 하지만 채무보증 프로그램이 결정되면 무엇보다 유로화에 대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HSBC의 로버트 린치 통화전략가는 "어떤 결정이 나올 지는 미지수"하며 "하지만 위기에 처한 회원국을 구제하는 것은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 전망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BNP파리바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구제금융은 모럴해저드를 의미한다"며 "그리스를 비롯한 주요 재정위기 국가들은 유로존이라는 우산 속에서 철저한 시장 경제 원칙에 따라 심판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은 재정적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 성장 등의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구제금융으로 인해 유로화가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를 재현하게 될 경우 유럽 경제는 더 악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해 11월 유로화는 달러당 1.50달러선 가까이 치솟았다.
FX애널리틱스의 데이비드 길모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럽의 경기 회복세를 고려한다면 유로화의 급락은 의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레디트 데리버티브스 리서치(CDR)의 팀 백셜 수석전략가는 "구제금융은 유로화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유럽 경제의 경쟁력을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로존의 부채 수준도 높아질 것이며,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도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구제금융의 장점들은 현 상황에서 불필요한 단점들과 함께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그리스의 재정 위기 문제는 일개 국가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오히려 유럽 전체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씨티그룹의 마크 스코필드 글로벌 금리전략 부문 대표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상황을 가볍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따라서 채무보증 계획은 그리스 정부가 택하려는 편한 해결책만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이같은 채무보증 계획을 통해 단기적인 시간을 번 뒤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리스를 지원하려는 주요국들의 경우,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불거질 경우 이에 대해 알면서도 상황이 악화하도록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모건스탠리의 로렌스 머트킨 유럽 수석금리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도덕적 해이를 방지한 구제금융의 예로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한 구제금융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MF의 구제금융은 꼭 필요한 수준에서 구제금융을 지원한다"며 "하지만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의 입장에서는 경제적 비용과 함께 정치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