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충분한 수준으로 회복되면 긴축 정책을 개시할 것이라는 원칙과 함께, 먼저 방대하게 늘어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해소해 나갈 것이라는 수순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증언은 좀 더 세부적인 출구 전략의 수순만 나왔을 뿐 크게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또 명확한 긴축의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함으로써 그 시점이 생각보다 늦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10일(현지시간) 하원에 제출한 증언문을 통해 이 같이 전하고, 당분간은 그 실효성이 떨어진 연방기금금리(FFr) 대신에 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지준)에 대해 지급하는 이자율, 이른바 '지준부리율(支準附利率)'이 대안적인 주요 정책운용 상의 조절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당분간 "지준부리율+지준총액"을 조절 목표로
이번 증언문에서 버냉키 의장은 "연준은 당분간 지준에 지급하는 이자율과, 지준량 목표 수준을 병행하여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이에 대해 결정이 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현재 연준은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지준에서 1.1조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0.25%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또 그는 유동성 프로그램 종료의 일환으로 머지 않은 시점에 연방기금금리와 은행에 대한 긴급 대출에 적용하는 재할인율 스프레드는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 위기 발생 이전에는 재할인율과 연방기금금리간 스프레드는 1% 포인트였으나 지금은 연방기금금리가 제로% 수준(0%~0.25%)이고 재할인율이 0.5%여서 그 격차가 0.25~0.5%포인트에 불과한 상황이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재할인율이 인상되도 대출 정상화를 위한 조치일 뿐 이것이 긴축정책으로의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연준은 대공황 이후 최대 금융위기를 맞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유도 목표치를 제로% 수준까지 낮추고 유동성 프로그램을 위해 1조 달러 이상의 긴급 자금을 수혈한 바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2분기동안 경제는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9.7%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는 매우 수용적인(accommodative) 통화정책을 필요로 하지만 일정 시점에 가서는 긴축정책을 개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이번 증언에서 버냉키 의장은 '출구전략'과 관련,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금융기관에 취했던 지준 조정과 기간대출 등으로 지원된 막대한 자금을 흡수하는 수단을 시험해보면서 출구전략을 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이후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이같은 자금 흡수 조치를 강화하고, 나아가 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적일 때 금리를 인상한다는 수순이다.
버냉키 의장은 1.45조달러 규모로 매입한 모기지담보부증권(MBS) 자산에 대해서는 "긴축 통화정책이 이행되고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전까지는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 매각 가능성을 일축했다.
현재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밝힌대로 현행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로 수준의 금리를 당분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버냉키 의장은 말했다.
◆ "시점 관련한 시사점 없어, 저금리 기조 지속 재확인"
이번 버냉키의 증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예상한 정도의 내용으로 새로운 관점이나 시사점을 크게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버냉키의 증언으로 보건데 현행 초저금리 정책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워싱턴 정가의 정치적 접근에 영향을 받은 연준은 중간선거까지 수용적인 정책 기조를 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경제분석가는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 절차에 대해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제시했지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시사점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수석경제분석가는 "이번 증언으로 볼 때 조만간 어떠한 의미있는 긴축 정책을 구사할 의향이 없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긴축을 하겠다는 식의 발언은 그런 일이 조만간은 없을 것이란 말과 같다"고 논평했다.
특히 그는 "조만간 재할인율이 인상되더라도 확대해석 하지 말것을 주문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모간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긴축 시기와 내부 논의 진척에 대해서는 시사점이 없었지만 경기 회복과 함께 시장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2/4분기부터 출구 전략이 시행되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지준량 목표 조절 방식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볼커 시절의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은 당시 이 정책이 높은 금리 변동성을 유발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고 RBS와 웰스파고의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