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들에 손실감수 요구한 판에 예외불가" 강경
- 금융당국, 회사채는 원금보장상품 아니다..원칙론
[뉴스핌=한기진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사채 등에 투자한 개미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지난 6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관련 채권금융기관협의회. 96%가 넘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워크아웃을 결정했지만 개인투자자들 피해 구제 방안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8일 채권단과 대우건설 FI(재무적투자자)간의 비공개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금호의 위기로 원금 손실위험이 커졌지만 구제방안은 검토조차 되지 않는 게 개인투자자들이 처한 현실이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2008~2009년 발행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관련 회사채 중 개인투자자들은 2000억원 어치 넘게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금호그룹의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됐었지만 ‘재계 8위’라는 이름 값을 믿고 몰려들었던 게 화근이 됐다.
금호산업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지난해 5월 총 1000억원 중 600억원어치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했을 당시, 개인들은 6800억원치나 자금을 들고 왔다.
같은 달 공모했던 금호타이어 BW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500억원어치를 모집했는데 청약경쟁률이 무려 32.11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미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대해서는 상환이 중지됐다.
또 워크아웃결정으로 채권의 금리 조정과 만기가 연장돼 신주인수권은 휴지조각이 됐고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원금손실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채권단이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구제책은 전혀 논의하고 있지 않아서다.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금호그룹의 회사채를 가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자살하겠다고 전화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들에 대한 구제책에 대해 “예외는 없다. 워크아웃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원칙은 FI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FI들은 지난 8일 회의에서 “손실감수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따졌다.
하지만 산은은 “다르게 봐야 할 이유 없다”고 했다.
철저하게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피해 구제가 배제되고 있는 건, 채권단의 중점 논의사항에서 배제돼서다.
채권단은 금호의 경영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올려놨기 때문이다.
게다가 FI들이 금호 위기의 단초가 됐다는 인식이 자리잡을 정도로 투자에 따른 위험은 감수하는 게 당연하다는 게 주된 분위기다.
FI들의 원금손실이 당연한 대우건설 풋백옵션 주식 39.6%와 금호측 지분을 합쳐 대우건설 주식 50%+1주를 1만8000원에 매입하겠다는 것도, 금호 정상화가 투자자손실보다 우선한다는 채권단 의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회사채는 원금보장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손실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