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기획재정부 차관의 열석발언권 행사 소식에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열석발언권이란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할 수 있는 권한으로, 이는 기획재정부 차관 또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주어지도록 한국은행법 91조에 명시돼 있다.
그러나 지난 1999년 6월 이후 한번도 이 권한이 행사된 적은 없다. 아마도 열석발행권의 행사가 한은의 독립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의 반응 역시 "해도 너무 하다는 것".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겠다는데 왜이리 난리지?' 싶을 정도로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또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익만 챙기면 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지난 2008년 10월 이후 한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채권수익률이 하락하자 때아닌 호황을 누렸던 채권시장이다.
좀처럼 박스권 움직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번 재료는 어쩌면 '다시한번 찾아온 수확의 기회'라는 점에서 시장참가자들의 반응은 곱씹어볼 만하다.
한 시장관계자는 재정차관의 열석발언권 행사에 대해 "오바"라고 말했다.
한은 이성태 총재의 의지가 강하고 금통위 원들이 금리인상에 대해 공감하는 듯한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니까 불안해서 미리 단속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의 표현대로 라면 주인(책임감, 의무감)은 없고 주포(권위, 힘)만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올해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 전까지 지표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등 대한민국의 성장세를 자랑하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일각에서는 "금리인상을 막는데 사활을 걸었다"며 "역외에서 달러매도해 환율을 끌어내리는 게 재정부일 수도 있다"는 음모론 마저 제기된다.
또 "재정부 차관이 금통위원들의 발언을 지켜본 뒤 정부와 반대되는 의견을 펴는 사람을 위에다 보고하면 최근 금융권에서 일어난 일처럼 또다시 뒷조사를 해 먼지를 털기 시작할 것"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한 마디로 관치금융의 끝장을 보여준다"는 얘기도 들린다.
우리나라는 현재 경기회복이 빠른 데다 지속되고 있고, 향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정부도 한은도 인정하는 전망이다.
국내외 기관 및 시장관계자들로 부터는 슬슬 저금리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가 나오는 모습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지금 2.00%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상황이고 금리를 얼마간 인상한다고 해도 확장기조에 변함이 없는 것은 반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같은날 한은은 '2010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발표했다.
그 내용에는 "통화신용정책의 완화적기조를 유지하되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완화의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재정부가 이에 대해 겁을 먹고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을 보니 어쩐지 실수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진 권리를 행사한 것인데 왜?"라는 반응이라면 어쩔수 없지만 그 답은 그동안의 행적에서 찾아야 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