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7일 오후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통해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1999년 6월 이후 1년 7개월만에 금통위에 참석할 것이며, 이런 참석은 올해부터 정례화될 것이라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1월중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공표된 정부의 금통위 열석발언권 행사 소식은 당장 채권시장에서는 시장금리가 급락하고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이 급격히 줄어들게 만들었다.
일단 외환 및 금융시장은 기획재정부 차관의 금통위 참석에 대해 △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기간 늦춰질 것이다 △ 한은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다 △ 정부가 조급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누차에 걸쳐 조기금리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포명했기 때문에 금통위 참석은 한은이나 금통위원들한테 금리인상 기도를 자제하라는 것을 직접 행위로서 보여주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일단 기획재정부가 거의 죽어있었던 ‘열석발언권’을 회복하고자, 명분상으로 글로벌 위기 하에 정책공조의 필요성에 대한 교훈을 실현하겠다는 ‘올바른’(?) 풀이를 해주긴 했지만, 금통위원 추천권과 더불어 금통위 회의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에서 영향력의 강도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는 한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내년 5%의 성장률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 있지만, 민간경제회복에 대한 자생력에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곤란하다는 매우 강한 어필로 비춰진다.
여러 가지 레토릭을 쓰고 있지만,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이 여전히 조기금리인상 반대론을 피력하고 있고, 최근에는 금융위원회 진동수 위원장이 합세하면서 한은이나 은행권에 금리인상을 하지 말라는 구두개입을 지속하고 있지만, 경기회복이라는 현실과 시장의 반응간 괴리가 자꾸 벌어져 정부의 기대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곤란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중앙은행 시스템에 대한 대내외적인 신뢰도를 다소 훼손하더라도, 한은법 개정에 반대하는 가운데 사문화된 열석발언권을 주장하면서까지, 이른바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시위(?)를 벌일 만큼의 절박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인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금통위원들에 대한 간접적 영향력으로는 막지 못한다는 절박함과, 이명박 대통령의 상반기까지 비상경제체제 유지에 대한 강력한 지침을 직접 행동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시장측면에서 보면 미국 경제가 다소 회복되는 가운데 선진국의 주가가 뜨고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가 커지면서 원화 강세가 촉발되면서 역외의 환율 베팅이 나오는 마당에서 별다른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만약에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급속히 늘어난 국고채 등으로 재정여건은 더 취약해지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 급유입, 환율 급락,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민간의 자생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배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역시 한국은행이나 금통위 등의 중앙은행의 역량이나 시스템에 대한 신뢰 부족이자 정책수단의 부재, 정책 공조 또는 정책당국간 커뮤니케이션이 삐거덕거리는 것을 그대로 표출한 것이어서 정부나 한국은행 모두 대외적인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아울러 향후 한은과 정부간 갈등이 더욱 노골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997년 IMF 위기 상황에서 한은법 개정과 통합감독기구 개편 과정에서 극심한 투쟁양상까지 보였다는 점에서, 또 현재 한은 총재와 재정부 장관이 당시 실무 최전선에 있던 악연(?)이 있었던 기억이 되살아는 이유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공조의 교훈과 명분, 그리고 그에 따른 금융시장 및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추구라는 목표를 벗어나지 않도록, 향후 정부나 한은, 그리고 시장 모두 조심하고 경계하고 자중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음은 온라인 종합금융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이 기획재정부 차관의 금융통화위원회 참석 및 열석발언권 행사에 대해 국내외 금융권 소속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시장의 반응이다.
▶ 굿모닝신한증권 이성권 연구위원
법적인 권리이긴 하지만 그동안 실제로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정차관의 열석발언권을 행사하겠다는 것 자체가 금통위에는 신경이 분명히 쓰일 것이다. 정부와 청와대 생각과 정책방향이 보다 더 중앙은행과 금통위 위원에게 전달되는 효과는 배가될 것이며 정책금리 인상시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금통위에서 회의 진행 등 여러면에서 기존과는 차이가 보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내일 한은총재의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금리정책 방향성에 대한 간접적인 시사 같은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부분이 금리, 주가, 환율에 의미를 부여할 만한 정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은행이 지금보다 정부의 정책을 신경쓸 정도는 됐다는 정도로 판단된다.
▶ 삼성증권 최석원 애널리스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 같다는 신호를 재정부에서 받은 듯하다. 정부의 기조는 여전히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다. 배경은 글로벌 정책공조와 환율 등일 것이다. 최근 3고 현상 등이 나오는데 정부는 굳이 금리를 올려야 하느냐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듯하다. 기존에 정부와 한은의 입장 차이가 있었는데 그 부분이 금통위원들까지 전달이 안되는 것으로 판단, 직접 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금통위원들은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재정부는 한은보다 국제적인 정보채널이 많아서 금통위원들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준금리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정부 입장이 반영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하지만 기존 2/4분기 말 이후의 금리인상 전망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애널리스트, 박형중 이코노미스트
- 정황상 금통위는 금리인상을 원하는데 정부는 적어도 상반기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장은 금리인상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단순이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기보다 금리인상의 폭과 강도가 올해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현재 채권시장이 반영하고 우려하는 수준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데 더 확신을 심어준다 것이다. 금리인상 시기가 미뤄진다는 것이 마냥 좋다고 보지는 않는다. 정책 불확실성을 계속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이런 정황에서는 한은이 아무리 금리인상 의지를 갖는다 하더라도 올해 금리인상의 폭은 기껏해야 두 세 번일텐데 그렇다면 기준금리대비 스프레드상 현재 중장기 채권은 싸 보인다. 결과적으로 한은이 1/4분기에 금리를 올리기는 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 후에 추가 금리인상은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을 듯하다. 그렇다면 설령 내일 당장 금리인상 된다하더라도 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은 없다. 결국 금리를 올리든 올리지 않든 간에, 현재 수준에서는 금리하락 압력이 있을 것이다.
- 금리인상은 시기의 문제인데 올해 내에는 분명히 할 것이다. 다만 이번 재정부 차관의 금통위 참석 건으로 봐서, 1/4분기 내로는 힘들지 않을까 본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출구전략 시기가 좀 더 뒤로 늦춰질 수 있다. 외환시장 측면에서 보면 열석발언권 행사 자체가 금통위 금리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로 환율하락세가 완화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주식시장에는 중립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
▶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이코노미스트
정부 입장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경기회복세가 미흡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데 비중을 두고 있는데 비공식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불편했을 것이다. 이번에 정부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공식적 창구를 만든 것이기 떄문에 금리정책은 한은의 독립보다는 정부의 의중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분간 금리를 낮추려고 할 것이다. 한국은행이 물가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의 입지는 좁아진 것으로 봐야 한다. 이에 시장은 저금리 기조 유지,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이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다.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이 1/4분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기도 했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채권시장은 반길 것이고, 국내 환율이 금리에 영향을 받지 않지 않는다는 점에서 외환시장에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다.
▶ D외국계은행 채권매니저
정부의 강한 의지가 표현된 것으로 판단된다. 재정정책을 더 쓰면 국채 발행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장금리가 오르면 재정 적자폭은 커진다. 기업대출관련해 경제회생불씨를 꺼뜨릴수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붕괴도 우려하는 듯하다. 물론 25bp 인상은 영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빌미라도 마련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 어찌보면 금리인상에 따르는 후폭풍을 확신하지 못해 정부가 다급한 면을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초저금리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는 것이다. 내일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 총재가 정부의 입장을 반영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일단 시장의 관심이 금통위에 쏠릴 것으로 본다.
▶ D증권사 애널리스트
한은이 혹시 치고 나올까봐 미리 손을 쓴 게 아닌가 싶다. 다만 1/4분기 25bp 인상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한다. 당위에 대한 논의 단계는 지났다고 본다. 기준금리 정상화에 대한 경제 및 가격 지표는 모두 갖춰 졌다. 다만 정책적 고려나 정치적 고려가 반영되는 수단의 힘이 정부쪽에 기운다는 게 씁쓸하다. 오는 3월 한은 이성태 총재의 임기가 끝나면 친정부쪽 사람을 앉힐 게 뻔한데 왜 벌써부터 분란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버블을 만드는 쪽으로 가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다음 경기하강 싸이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 E선물사 브로커
정부가 금리인상을 막는데 사활을 걸은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가 환율을 끌어내려서라도 금리인상을 막겠다고 달러 역외매도에 나선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아니면 재정부가 경기회복을 확신하지 못하니까 혹시나 한은이 금리인상을 한다면 '우리는 말렸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즉 책임을 한은에 넘기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또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 H증권사 브로커
기획재정부 차관이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다면 결국 금리인상을 막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정부가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인상에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상반기까지 비상경제체제를 유지한다고 했기 때문에 금리인상에만 초점을 둔다면 6월까지는 어렵지 않겠나 생각된다. 또 좀더 극단적으로 보면,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에 글로벌 차원에서 공조적 출구전략을 논의하겠다는 얘기도 하고 있어 하반기 들어서도 정책의지가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것 같다.
▶ H증권사 애널리스트
정부가 과잉행동(Over)을 한 것으로 본다. 한은 이성태 총재의 의지가 강하고 금통위원들이 금리인상에 대해 공감하는 듯한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니까 불안해서 미리 단속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회복이 견고하지 않다’는 것에 포인트가 있는지, 아니면 ‘재정부가 뜯어 말릴 정도로 금리인상 의지가 강하다’는 것에 포인트가 있는지 혼란스럽다. 기준금리 인상시점은 2/4분기 말 쯤으로 예상한다.
▶ Another H증권사 애널리스트
시장의 표현대로 라면 주인(책임감, 의무감)은 없고 주포(권위, 힘)만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올해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 전까지 지표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등 대한민국의 성장세를 자랑하려는 듯하다. 한은이 오히려 독립성을 강조할 명분도 일단 있다고 본다. 단기 채권 매수가 유입될 것으로 보여, 채권 수익률 커브는 1.5~2년이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다.
▶ NH투자증권 신동수 애널리스트
어차피 기획재정부는 금리인상을 반대했다.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에 협의를 하겠다는 것은 금리인상을 하지말라는 얘기다. 내일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의 발언이 주목된다. 만약 재정부 입장에 반발해서 보다 매파적으로 나오면 금리 동결 여부를 떠나 시장금리가 추가 하락하는 것이 제한되겠지만 반대로 재정부 입장이 반영된다고 한다면 단기 랠리도 가능하다. 재정부가 금통위에 참석하는 이상 당분간 금리인상은 어렵지 않나 예상된다. 어차피 한은과 재정부가 서로 상반된 입장을 어떻게 조화롭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일단은 재정부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만약 금리인상이 늦어진다면 하반기에는 금리인상 속도나 폭이 빨라질 수밖에 없어 하반기 채권시장은 어려워질 것이다.
▶ S외국계은행 외환딜러
기획재정부가 거의 11년만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열석발언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은법상 권리이기는 하지만, 금융통화위원회 체계가 있고 여타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하려는 것은 정부가 금통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얘기가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국내적인 시각도 그렇지만 해외 등 외부시각에서 볼 경우, 정부가 조급증을 보이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밖에 없을 듯하다. 정부나 재계 입장에서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을 누구나 알고 있고, 정부나 재계의 추천을 받은 금통위원들이 있는 상황에서 재정부 차관이 직접 참석한다는 것은, 옵저버 자격 이상의, 심하게 말하면, ‘방망이를 들고 지켜보겠다’는 위협적인(?) 모습으로 비칠 것이다.
정부가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급했다는 방증의 표현일 수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시각이 대체로 한국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인상도 가장 빠를 수 있다는 인식을 보이고, 시기상으로 1/4분기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출구전략이 시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고, 미국 등의 주가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국내 주식 매수, 그리고 원/달러 환율 하락, 즉 원화 매수에 베팅하는 세력들이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엿새째 순매수하고, 원/달러 환율이 닷새째 떨어지면서 장중 1120원선까지 급락하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주식펀드들의 맹점이기도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주식펀드에서 헤지용 달러매도까지 더해지며 환율 급락이 촉발된 측면이 있다.
이날 재정부 차관의 금통위 참석 소식 이후 채권 매수가 늘어나며 금리가 하락하고, 역외의 달러 매도가 주춤한 가운데 국민연금이나 에너지 관련 공사에서 달러 수요가 유입되면서 환율 하락폭이 축소됐다. 비록 외면적인 현상일지 모르겠지만, 역외세력들이 정부의 개입 강도가 높아진다고 보고 민감하게 반응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인지는 좀더 두고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해외 주가가 상승하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늘어날 경우 외국인들의 원화 자산 매수가 강화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정부의 개입의지보다는 외국인들의 국내시장에 대한 접근의 크기가 힘을 발휘하면서 후폭풍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논리를 동원하더라도, 정부가 금통위에 참석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중앙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를 훼손하는 일로 비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S증권사 이코노미스트
기획재정부 차관이 거의 11년만에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옵저버로서 발언(열석발언권)을 하게 될 경우 금융통화위원회의 독립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당기간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입장이 경기회복세를 인정하고 있지만 출구전략용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은이나 금통위가 금리인상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지만 장기 초저금리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고 이를 축소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정부의 금통위 참여 결정은 초점이 금리도 금리지만, 환율에 더욱 큰 핵심이 놓여 있는 것 같다. 한국은행도 고심하는 부분이지만, 금리가 인상될 경우 최근 급락하고 있는 환율이 더욱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환율 급락에 대해 딱히 방법이 없는 상황이므로, 정책의지로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는 뜻으로 보인다. 특히 무엇보다 정부의 금통위 참석은 단기적으로는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즉 금리인상 리스크를 해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당장 이날 금리가 크게 빠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당분간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강화시키거나 확실히 굳히려는 뜻으로 읽고 있는 셈이다. 현재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전제로 100bp 가량 오른 상태인데, 정부의 시그널이 강화될 경우 역으로 되돌림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렇지만 반대로 보면, 정책개입으로 역으로 기대가 쏠리면 나중에 용수철처럼 되튄다는 경험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시장변수는 금리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반영하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있고 올해 5% 성장 전망 등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며, 어차피 겪을 것인데, 정부도 과거 경험에서 보듯이, 미리 시장을 트레이닝 시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대비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인위적으로 ‘보이는 손’인 정책수단으로 막을 경우 나중에 둑이 터지는 경험을 수차례 겪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기준금리인상, 환율급락 우려, 수출채산성 및 기업실적 약화 가능성도 있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하락-원화강세 속에서도 해외수요가 회복될 경우 수출도 잘되고 주가도 좋았기 때문이다. 정책적 고려도 그렇지만, 오는 6월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고려가 너무 크게 작용해서는 곤란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처리 등에서 보듯이, 구조조정 등에 대한 정부 의지가 퇴색하고 있는 측면이 보이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세계적인 글로벌 불균형 해소가 문제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예고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이나 금리에 대한 경직적이고 인위적인 개입은 자제하면서 향후 부정적 충격이 야기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