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주가조작 연루 폭등락 전례
- "기업가치 무관한 급등 투자유의" 지적
[뉴스핌=홍승훈기자] 예사롭지 않은 급등양상을 이어가던 한국베랄이 10거래일 만에 급락세로 전환되며 하한가로 마감됐다.
한국베랄은 최근 9거래일 연속 상승세 속에서 상한가만 여섯차례를 기록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거듭해 왔다.
상승재료는 일반적인 매출이나 이익개선 모멘텀 등이 아니다. 오직 글로벌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의 M&A 기대감 하나였다.
24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프-엠 인터내셔널(이하 에프-엠)은 올들어 꾸준한 장내매수를 하며 한국베랄 지분을 32.7%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23.27%였던 지분을 10개월만에 10%P 가깝게 추가로 사들인 것이다.
이로써 최대주주인 김용길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36.32%)과의 지분 차이도 불과 3.58%P로 줄었다.
적대적M&A 가능성이 제기되고도 남을 만한 지분 갭이다. 더욱이 그 대상이 에프-엠(옛 T&NI). 이 회사는 국내에선 KT&G를 통해 기업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칼 아이칸이 지난해 페더럴 모굴을 통해 100% 자회사로 갖고 있는 회사다.
이에 주식시장에선 한국베랄에 대한 칼 아이칸의 M&A 가능성을 점치기 시작했다.
칼 아이칸이 영국의 브레이크패드 제조업체인 에프-엠을 통해 자동차용 브레이크패드와 라이닝 제조업체인 한국베랄을 인수한 뒤 한국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소문이 회자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베랄은 에프-엠으로부터 원자재 구매를 해오고 있으며 영업적인 제휴는 없는 상태다.
이같은 기대감이 조금씩 시장으로 흘러나오면서 지난해 연말 2035원이던 주가는 최근 전고점마저 돌파하며 2만원대까지 육박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낙폐일 2035원이던 종가는 지난 4월이후 두 달을 주기로 계단식 상승조짐을 보여왔고 이달 초 5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칼아이칸의 추가지분 공시를 전후로 급등양상을 보이며 불과 15거래일 동안 4배에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같이 쉼없는 급등에 대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소위 증권가에서 '작전'이나 큰 형님으로 불리는 '세력'의 개입 없이는 이같은 급등이 여간해선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0년 이상 스몰캡을 커버해온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들어보자.
"M&A재료를 띄워 손님을 끌어모으는 일반 수순으로 시세가 시세를 부르는 양상입니다. 이미 고공으로 날려보낸 상태인데 초기엔 설마설마 하며 보기만 하던 개인들을 유혹하는 상황입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한국베랄은 한차례 주가조작에 휩싸이며 1만 8000원까지 치솟은 전례가 있다. 당시 작전에 가담했던 증권사 영업직원 등은 구속되기도 했다.
또 다른 증시 전문가는 "차트나 여러가지 정황상 세력이 개입됐다고 보여진다"며 "현 상태는 폭탄돌리기 양상으로 접어든 것 같은데 이처럼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올라가는 종목에 대한 투자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해왔다.
물론 칼 아이칸이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칼 아이칸은 주로 일정 규모 이상 대기업의 약점을 찾아 그린메일 등의 형태로 공략하는 스타일. 이번 한국베랄의 경우 일단 규모면에서 다소 의외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M&A 한 전문가는 "분명한 것은 칼 아이칸의 특성이 회사의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고 경영에 관여하면서 실리를 취하는 스타일이란 점에서 한국베랄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현재 상황에서도 칼 아이칸과 한국베랄 사이의 본격적인 지분 경쟁 기미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이상 급등종목이 그렇듯 아무도 알 수 없는, 하지만 뭔가 있을 법한 기대감이 최근 급등의 유일한 이유인 것이다.
이에 대해 정작 적대적M&A 대상기업인 한국베랄측은 묵묵부답이다.
한국베랄 주식담당자는 "최근 공시를 통해 밝혔듯 급등요인은 없으며 매출이나 이익이 확 늘어난 것도 아니다"며 "어떠한 것도 이야기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반복했다.
이에 보다 책임있는 답변을 듣기 위해 지난 주부터 한국베랄 CFO 등 경영진과의 수차례에 걸친 통화시도를 했으나 회사측의 답신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