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장참가자들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금리인상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하면서 채권을 다시 거둬들였다.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인상의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며 연말까지 채권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가 매수와 이익실현 매물이 공방을 이루며 레인지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금리수준은 한단계 내려 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12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4.34%로 전날보다 8bp 내려 거래를 마쳤다고 최종고시했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4.3%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10월 14일 4.37% 이후 한달만에 처음이며, 지난 9월 9일 4.29%를 기록한 이래 최저치다.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4.85%로 전날보다 7bp 내렸다. 국고 10년물은 9bp나 내린 5.38%에 거래를 마쳤다.
단기물 강세도 이어졌다. 통안 1년물은 5bp 내린 3.29%에, 통안 2년물은 8bp 내린 4.35%에 최종고시됐다.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09.37로 32틱 올랐다. 초반 1000계약 가까운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들은 이날 6888계약 순매수로 돌아선채 장을 마쳤다. 증권사들도 4403계약의 국채선물을 매수해 시세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은행과 투신은 7592계약과 1526계약 매도로 대응했다.
◆ 한은 이성태 총재, 시장강세 이끌었다
장초반 시장은 최근 분위기와 달리 약세를 보였다. 금통위 당일이다 보니 아무래도 경계심이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처음으로 1000계약 가까운 순매도를 보이며 관망세 짙은 장에서 약세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금리동결 발표 직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또 이성태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채권시장의 강세는 더 힘을 받았다.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고 외국인은 대량 매수로 돌아섰다. 여기에 숏커버 물량까지 유입되며 시장은 더욱 견조해졌다.
단기물은 더 강했다. 금리인상까지 시간을 벌었단 생각에 시장에는 캐리를 노린 단기물유입이 지속됐다.
또 조만간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우려속에 커브플래트닝에 베팅했던 국내 기관들이 비워뒀던 중단기물 포지션 채우기에 나선 점도 채권금리를 아래로 이끌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코멘트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면서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금통위가 지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내 금리인상이 물거너 갔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중기물 이하를 위주로 지속적인 수요가 잡혔다"며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수가 지속되면서 저평 축소와 함께 지표물 쪽으로 매수세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동안 국채선물 매도로 대응했던 데서 손절성 매수가 나온 것이 변동성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금통위 결과 당장 금리를 올리긴 쉽지않다는 판단으로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금리가 크게 떨어졌다"며 "한은 총재 임기내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것을 느낀 듯하다"고 관측했다.
◆ 한은 기준금리, 당분간 인상 없다?!
시장 관계자들은 일제히 연내 금리인상이 물건너갔다는데 확신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시기를 놓친 듯하다"며 "이성태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금리인상을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이날 이성태 총재는 경기쪽, 특히 경기 불확실성에 초점을 둔 발언을 많이 했다. 전분기대비 플러스 성장세 유지 등 경기회복세가 뚜렷한 것은 인정하는 모습이었지만 4/4분기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더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저금리가 당장은 득이 된다고 말한 부분도 최근 경기회복세가 믿음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연내 금리인상 전망을 넘어 내년 초 금리인상 전망도 한발 뒤로 물러서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자연히 채권시장이 추가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뒤따른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역사적으로 12월 금리인상이 거의 없었음을 고려하면 연내 금리 인상은 물건너갔다"며 "시장참가자들은 저점 테스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는 캐리 위주의 레인지 장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지도 않겠지만 4.00%까지 내려가기도 어렵다"며 "금리인상의 시기가 늦춰진 것일 뿐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3년물 기준 4.2~4.5%로 레인지가 내려왔다"며 "4.30%밑으로 가면 시장은 부담스러워 할것이기 때문에 추가로 최대 10bp정도 랠리를 할 경우 이익실현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 역시 "채권시장이 추가강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차피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6개월~2년물은 캐리효과가 크기 때문에 캐리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도 "저점을 낮추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1월중 북클로징 끝나고 12월에 새로 시작되는 외국계은행들은 다시 채권에 덤빌 수 있다"며 "특히 선행지수가 고점을 형성하고 변곡점이 생길 수 있는 시기라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금리수준이 내려가는데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매니저는 "그동안 금리인상으로 불안해 하던 중단기 영역이 한결 여유가 생기면서 지표물에 하락압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내려간다, 아니다를 미리 단언하긴 힘들다"고 강조했다.
반면 3년기준 4.00%의 벽을 허물 가능성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선물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연말까지 강세일지는 모르겠으나 추세적으로는 강세로 갈 것"이라며 "4.00%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향후 경제지표들이 나오면서 간혹 조정이 있겠지만 지표들이 불확실하면 강세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커브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는 분위기다. 이날 커브는 스티프닝이 지속되는 분위기였지만 향후 커브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스티프닝 이후 플랫으로 전환하며 강세장 길어질 것이란 관점과 불리쉬 스티프닝이 당분간만 이어질 것이란 관점이 부딪힌다"며 "일단 오늘 커브 움직임은 스티프닝 양상을 보였는데, 중장기물 금리도 비교적 견조하게 하락하는 모습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그동안 플래트닝 분위기에 쏠려있던 커브가 당분간은 불스티프닝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요즘에는 금리 방향성보다는 커브, 종목 이런 데서 오는 혼란이 커서 힘들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