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자의 견제와 쫓는 자의 도전은 항상 스릴이 있다. 실제 우위 변화가 없더라도 견제와 도전자체는 시장의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올들어 펀드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의미있는 도전'들이 이어지고 있다.
현 시장 구조는 1강 對 다 중·약의 구도이지만 향후 1~2년뒤를 바라본다면 변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의 거센 도전들이다.
국내 펀드 시장의 절대 강자라 하면 미래에셋그룹이 시장 형성과 동시에 단연 1위를 지켜왔다. 시장점유율에서는 물론 국내 펀드 시장의 최초 운용사답게 브랜드에서도 고객들에게 펀드 대표 이미지로 각인돼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인자로 불린다.
하지만 1위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중·상위권 그룹의 도전에는 거침이 없다. 펀드의 가장 '기본 의무'인 수익률 전쟁은 물론 신규고객 모시기 열전, 업계 경쟁사 다양화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또 미래에셋이 국내 펀드 시장의 개척자라는 메리트로 장기간 독점적인 구조를 지배해왔으나 성장 모멘텀 둔화, 수익률 감소, 신규 펀드 가입의 감소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 역시 업계 경쟁구도의 변화를 예측케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먼저, 이 중에서도 최근 은행과 함께 연계된 금융지주회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미래측에 적지않은 리스크를 제공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펀드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2위 삼성투신운용을 포함해 5위권 안팎에는 지주계열회사인 신한BNPP파리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은 회사의 특성상 단기유동성자금인 MMF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주식형펀드에 있어서는 사실상 미래 vs 은행계열 운용사간의 상위권 경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미래, 지주계열사 영업력에 '고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97년 설립되면서 국내 펀드 시장의 출발을 외친 최초의 운용사로 이후 '인디펜던스 펀드'와 '디스커버리 펀드' 등을 내놓으면서 일찌감치 우위를 선점했다.
2000년대 초반 이러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열풍은 곧바로 펀드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특히 그 중심에는 투자시장의 성공신화로 불리는 박현주 회장의 도전 정신이 뒷받침되면서 시장의 신뢰를 단숨에 얻었던 것.
1가구 1펀드 시대에 도래한 현재까지도 미래에셋은 '우리아이 3억만들기펀드', '드림타켓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총 230여개의 펀드를 운용, 아성 지키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의 중장기 '성장가도'에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판매창구의 상대적 열세일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전문화되면서 직접 상품을 선정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이 증가했다고 하나 아직까지도 창구에서 상담 후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의 비율은 절대적이다.
실제로 9월 기준 18개 은행 창구에서 판매한 펀드가 75조원에 육박하는 반면 44개 증권사 전체의 설정액은 48조원에 그치는 수준으로 판매채널 중 증권이 51.9%, 은행이 38.4%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증권사의 판매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과 스킨십을 가질 창구가 은행권 대비 비약한 수준이라는 것은 미래에셋으로서 태생적 한계로 꼽힌다. 특히 그룹계열의 은행권이 자사 중심의 상품 세일즈 캠페인을 강화한다면 미래에셋의 신규 고객 확보에는 더 없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의 판매사별 비중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이 29.5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점은 전국 117개 수준. 때문에 나머지 비중에서는 은행권의 위탁매매를 통한 가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판매 상위권 3,4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올해 9월말 기준으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창구를 통한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의 규모는 전체 중 19.10%와 5.33%, 설정액 기준으로는 10조9383억2100만원, 3조545억9900만원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상위 4개 은행사에서의 위탁판매를 합산하면 30%를 가뿐히 넘기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추이를 살펴보면 미래에셋 고객 확보에 대한 은행권의 기여도가 점차 낮아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전년동기대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창구를 통한 설정액이 무려 8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순자산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반면 은행권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의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분기대비 순자산증가율은 19%로 나타났지만 KB자산운용과 신한BNPP파리바자산운용의 증가율은 각각 24%, 29%로 미래에셋을 단숨에 제쳤다. 9월 역시 미래에셋은 8% 증가한 반면 KB자산운용은 13%의 증가세를 보여 추격전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리나라 펀드업계 구조는 사실상 자사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특히 이런 구조에서는 은행권이 자사 상품 판매에 대한 캠페인을 강화하는 전략을 꾀할 경우 미래에셋의 고전은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얼마전까지 이어졌던 환매 열풍 이후 추가 자금 유입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계열사들과의 신규 계좌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이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많은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의 일련의 상황을 볼 때 타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수익률 등 실적으로 미래에셋 입장에서 불안하고 못마땅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