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국내증시에 우호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달들어 매수 규모가 완만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멈추면서 국내증시를 미리 사두고 환차익을 노려보는 기대심리도 차츰 줄어들고 있다.
그간 IT와 자동차 중심의 매집 패턴에서 업종을 다양화하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의 차익실현 욕구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비하는 투자전략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 기조가 여전히 유효하지만 매수심리 약화 가능성에도 대비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매수 기조 변화 아니나 조정 대비해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2일까지 1조 5000억원 가량의 주식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다.
시장은 올해들어 28조원 이상의 주식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이 급하게 스탠스를 바꿀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22일 외국인이 1200억원 가량의 매도세로 돌아섰지만 매수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
외국인이 국내시장 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적으로 펀더멘털을 조정하는 관점이여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SK증권 원종혁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패턴이 강력한 매수에서 변화하고 있다"며 "이제부터는 매도로 급격히 전환한다기보다 트레이딩 관점으로 또는 빠르게 빠져나가기보다 시장을 보면서 완곡조절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인이 국내는 물론 외환시장, 글로벌·이머징 전반 시장에 대해 확인하면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결국 3/4분기 실적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아시아 증시에 외국인이 더욱 적극적으로 베팅하기는 힘들다는 관점이다.
KTB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위원은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회피 심리가 원자재쪽으로 가고 있다"며 "글로벌쪽으로 봐도 주식쪽은 좀 둔화되고 있고 국내의 경우도 외국인이 IT업종 많이 매도하면서 모멘텀 둔화에 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은 유지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매수여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외국인의 매집 종목군의 변화 감지, 환율 상승도 살펴야
외국인의 국내증시 사랑이 일방적으로 식지는 않았으나 종목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IT, 자동차 종목군에 대한 일방적인 편애에서 벗어나 중소형주에도 손을 뻗고 있고 소비관련 업종, 금융쪽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업종 대표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면서도 지난달과 비교해 보면 조금 다른 매매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의 매매패턴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이틀간 외국계창구에서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매도세가 관찰됐다. 약 300억원 가량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해당 종목의 주가도 급격한 조정을 맞았다.
LG전자도 역시 외국계 창구 매도에 휘청거리면서 조정을 맞았는데 지난 22일에만 400억원 가깝게 매물이 쏟아졌다.
현대차 역시 최근 외국인 비중이 답보 상태를 보이면서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반면 KB금융 요 며칠 환율 급등세가 나오기 이전까지 꾸준한 외국인 매집종목군 목록에 올랐고 신한지주 역시 마찬가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 매매패턴 변화는 최근 환율의 급등락세와도 직결돼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급락하다 재차 1190원대로 치솟는 등 변화가 감지되자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 노림수는 줄어들고 환율 상승에 대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다우지수가 다시 1만선 밑으로 떨어지자 심리적으로 위축됐고 원/달러 환율이 반등국면을 보이는 것 등도 외국인 매도세의 이유로 볼 수 있다"며 "달러화 가치를 지지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어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더 올라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외국인이 기조적인 매도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한국 경제가 경기회복의 우등생이고 달러화 약세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석현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환차익 보기 위해서는 환율이 내려간다는 기대가 있어야 하는데 원화가 절상이 될 여지는 환율 1300원대와 비교해 여지가 많이 줄었다"며 "환차익에 대한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줄었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한국증시에서 본격적으로 떠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의 불안 양상, 주요기업 이익모멘텀 약화 등을 감안한 외국인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원종혁 연구원은 "우리 증시의 수급적 특성상 외국인이 강하게 사지 않으면 시장에는 좋지 않다"며 "환율은 1150원에서 1200원 선을 보고 있는데 상하방을 다 열어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