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공모주시장에 부는 찬바람의 원인을 설명할 때 이 두 회사를 종종 예로 든다.
톱텍은 상장이후 공모가(1만400원, 액면가 500원)를 한번도 밑돌지 않고, 한때 2만8850원까지 올랐다. 반면 제넥신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2만7000원, 액면가 500원)를 밑돌더니 종가 기준으로 단 2일을 제외하고 계속 하회했다.
13일 종가 기준으로 톱텍은 공모가 대비 5350원(33.9%) 오른 1만5750원이다. 제넥신은 1만8600원으로 공모가의 약 2/3 수준에 불과하다.
톱텍은 LCD, PDP 등 평판디스플레이(FDP)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자동화 설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2006년 이후 연 평균 66.8%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614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을 거뒀다.
주관사였던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공모가를 예상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7배만을 적용했다"며 "발행사로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하면서 설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넥신은 항체융합 단백질 치료제의 슈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시밀러의 2세대 개량신약)를 위한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바이오벤처기업이다. 작년 매출액은 13억3700만원, 영업손실 3억700만원을 기록했다. 실적만으로는 상장이 불가능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코스닥시장 상장이 승인됐다.
여기에 삼성전자와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협력 등이 부각되며 성장성에 가중치를 둔 공모가가 정해졌다.
# 2. 오는 19일 재상장 예정인 국내 최대 주류업체 진로는 공모주시장에서 또다른 이유로 화제가 됐다. 대표 주관사 선정건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약 2년전부터 대표 주관사로서 재상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주관사 계약기간 갱신에서 진로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공동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대표주관사를 공동으로 맡는 일은 종종 있지만, 중간에 교체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재상장 공모가를 6만5000원 이상으로 만들어주겠다고 공언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적정 공모가를 5만원 중후반대에서 보고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진로의 공모가는 재산정된 밴드 4만5000~5만원에도 못미치는 4만1000원에 결정됐다. 이 또한 지난 8~9일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9.39 대 1에 그쳤다.
한 증권사 ECM팀 팀장은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건 사실이지만 삼성증권의 이번 일은 극단적이었다"며 "진로의 공모가가 낮아진 것은 삼성의 이런 공격적인 영업행위에 기관투자자들이 반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 공모가 부풀려지는 구조
공모가는 상장하려는 기업과 주관 증권사에 의해 결정된다.
수요예측을 통해 기관투자자의 의견이 반영되지만 이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기업은 공모가를 부풀려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려고 한다.
증권사들 역시 공모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공모가를 높게 산정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특히 기업들이 주관사를 선정할 때부터 공모가를 높게 제시하는 곳을 선호하므로 증권사는 이를 좇아갈 수 밖에 없다.
또 신설 증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고, 대부분 증권사들이 IB부문을 강화를 표방하고있어 피말리는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을 높여야하기 때문에 우선 공모가를 높게 제시한다"며 "수요예측 등에서 시장상황에 따라 현실적으로 조정을 하기는 하지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이해 관계와 시장 환경이 공모가 산정의 적정성을 해칠 태생적인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 6월 시장 선진화의 방편으로 '풋백옵션'이 없어진 것도 과도한 공모가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풋백옵션이란 인수 증권사가 매매개시 후 1개월간 주가가 공모가격의 90% 이하로 하락할 경우 일반 청약자 물량을 재매수해야하는 제도다.
또한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할 기관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작은 것도 지적된다.
기관투자자들은 공모가를 직접 결정하지는 않지만 수요예측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한다.
이들은 개인투자자와 달리 기업분석 능력을 갖고 있고, 기업과 증권사에게 적절한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공모주에 참여하는 것은 시장흐름에 편승해 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라며 "상장 첫날부터 매물을 쏟아내는 기관들이 많다"고 전했다.
적정한 브레이크가 없으면 최근 시장처럼 공모 첫날부터 하한가로 곤두박질치거나, 시장 자체가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상장한 기업들도 첫날부터 하락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루는 것이 반가울 리 없다.
공모주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관계당국과 시장참여자들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