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영국 런던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향후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금융 시스템의 강화를 위한 선언을 채택했다.
이달 미국 피츠버그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의 의제설정 기능을 수행했던 이번 회의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금융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방식에 대해 본격 논의키로 합의했다.
◆ 글로벌 금융 지배구조 개혁 시급 "한 목소리"
글로벌 금융 개혁에서 가장 먼저 강조되고 있느 것은 때묻지 않은 신선한 자기 자본의 확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성명서를 통해 "경기 회복이 확실시 되는 시점에는 은행들이 보유한 자기 자본의 양과 품질을 개선토록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자본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유보를 강화하고 자기자본 비율 기준도 강화될 전망이다. 또 손실 가능성이 높은 리스크 트레이딩이나, 파생 상품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자본강화를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또 비판 여론이 컸던 금융사 임원들에 대한 보너스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제한 규정을 둘 것에 합의하고, 향후 FSB(금융안정위원회) 대해 보상 체계에 관한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토록 했다.
특히 각국 재무장관들은 모두 "금융 기관에 지배 구조의 개혁을 즉각 실시할 것"에 동의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 장관들은 "금융 시스템의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을 선언했다. 그 세부방안의 내용으로는 ▲과도한 위험투자 방지 ▲임원 보너스 지급 제한 ▲금융 규제와 감독 강화 ▲자기 자본의 양과 품질의 향상 ▲투명한 금융 및 세무 정보 교환 ▲펀드 및 파생상품 관련 규칙 설정 ▲강화된 글로벌 회계 기준 마련 등을 명시했다.
마리오 드라기 FSB 의장은 "지금은 은행들은 자본을 재구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배당금과 자본금 증강, 보너스 지급 등을 결정할 때, 자본 재구성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 BIS회의, 금융규제 강화 방안 구체화 노력
G20 회의가 금융규제의 전체적인 틀을 제시했다면 이달 초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 (BIS) 총재회의에서는 향후 금융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금융 규제의 구체적 방안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번 BIS 총재회의 성명을 통해 "새로운 금융 규제의 틀을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시장에 대한 긴장과 심각성을 완화할 것"이라 밝혔다.
이번 규제의 주된 내용은 ▲은행 자기자본 기준에 대한 새로운 규칙과 비율 도입 ▲유동성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 마련 ▲경기 변동에 대한 영향 완화 ▲잉여 자본의 구성방식 등을 적시하고 있다.
BIS 은행감독위원회를 통해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고 내년 말까지 조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트리셰 유럽 중앙 은행 (ECB) 총재는 "각국이 이번에 도달한 합의 내용은 은행 규제와 감독에 대한 글로벌 기준을 확립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방안은 은행들에게 핵심자기자본(티어원)의 품질을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는 점이다. 이를 위해 티어원의 대부분을 보통주 자본금과 내부 유보금으로 설정하고, 자기 자본의 모든 항목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최소 자기 자본 기준을 두고 경기 변동에 따라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잉여 자본에 관한 프레임워크(구성요건)도 도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제 금융에 관한 규제와 회계 기준의 차이 등을 조정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점도 각국이 시급히 요청되는 부분이다. 일례로 미국은 이미 금융 레버리지에 대한 제한 비율을 적용하고 있으나, 유럽에서는 여전히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크리스티앙 노이예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달 초 "통일된 회계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레버리지 비율 등을 규정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금융연구원
◆ 은행 자본금 확충 시기·방법놓고 각국 "저울질"
이처럼 위기 방지를 위한 자본 확충이라는 기본 취지에 대해서는 각국의 고위 정책 당국자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회복 상태에 있는 글로벌 대형은행들로서도 막상 언제, 어떤 방법으로 자기 자본을 확충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고, 금융업계와 감독당국간 밀고당기기를 계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대형은행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은 크게 두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미국과 영국은 정부 당국이 나서서 강력한 자기자본 확충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규모 공적자금도 지원해 주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자본확충이 큰 무리없이 이뤄진 모습이다.
반면 프랑스나 독일, 스페인 등의 유럽내 국가들의 주요 대형은행들은 자본확충 방법과 시기를 놓고 이론이 분분한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느린 움직임을 나타내 있다. 이들의 경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금융감독을 받고 있다는 점과 기존 은행 대주주들이 공적자금 주입으로 발생하는 지분율 희석을 꺼리는 모습이다.
이들 은행 경영진과 금융감독당국은 경기회복을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추가적인 재무구조 악화 여지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경기회복에 따라 자산가치가 반등하고 부실채권들이 정상화되면서 이들 대륙계 은행들의 자본비율도 급격하진 않지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스위스의 경우 이번 금융위기 상황을 절박한 금융개혁의 기회로 부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정부의 입김이 강하고, 미국 등의 대외 의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스위스 금융권은 유럽 대형은행가운데 가장 높은 자기자본비율을 충당하기위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의 양대 대형은행인 UBS와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13.2%와 15.5%의 자기자본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자기자본 비율이 9~11%대에 불과한 도이치뱅크나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에 비해 강력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 경기순응성 관련 규제방안 관심
이와 함께 최근 금융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완충 자본금 축적을 통한 은행들의 자본 비율 강화 논의가 국제 금융감독 기구인 FSB(재정안정위원회)나 바젤은행감독위원회 등에서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영국 금융감독청(FSA)도 금융 규제 개혁방안으로 위험가중 자산의 2~3%를 추가 적립토록 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논의에서는 최근 국가별, 지역별 또는 시기별로 경기 상황에 따라 은행들이 마련해야 할 자본금의 수준을 규제하는 방법인 경기순응성과 관련한 규제방법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선진7개국(G7) 또는, 주요20개국(G20) 등 거시 경제규모에 따라 기본 최저자본비율 규제 수준을 차등 적용토록 한 뒤 이후 각국 금융감독기구의 관할아래 금융기관 마다의 신용등급 수준에 따라 추가적인 완충적 자본금 수준을 규제토록 하는 것이다.
이같은 완충적 자본 비율의 수준은 경기 상황에 따라 변동할 수 있으며, 금리 발표와 마찬가지로 금융시장 감독당국이 권고의 형태로 매월, 또는 매분기 조정하게 된다.
예컨대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기본 최저자본비율을 5%로 설정한다면 완충적 자본비율은 경기 상황에 따라 3%~7%대를 추가로 쌓아두도록 권장한다. 이 경우 은행들의 최저 자본비율은 상황에 따라 최저 8%에서 최대 13%대에 이르게 되는 식이다.
이같은 경기순응성 완화를 통한 규제가 확립되면 금융기관들은 호경기에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자기 자본을 축적한 뒤 불경기 등 위기 상황에서 이를 소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