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치러진 일본 총선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55년만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성공시키면서 향후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사실상의 첫 여야간 정권교체라 할 수 있으며, 그만큼 많은 변화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신당이 출범, 연립정권을 탄생시킨 바 있지만 불과 1년도 못 돼 자민당 정권으로 사실상 재흡수된 바 있다.
민주당의 공약은 크게 직접 자금지원 및 감세 등을 통한 가계 가처분 소득 확대와 사회복지 혜택의 대폭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어 주식시장을 비롯한 채권 및 외환 시장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공약으로 아이 한 명당 중학교 졸업까지 월 2.6만엔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포함, 14.1조엔에 이르는 가계 직접 지원및 감세, 생활비 절감, 중소기업 감세,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민주당의 총선 압승 직후 일본 금융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주식시장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인 뒤 약세로 전환했고, 달러/엔은 92엔 대로 하락했지만 주로 일시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더구나 채권시장은 냉정하게 경기 전망을 비관하면서 금리를 끌어내렸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은 '정권교체'가 경기에 특효약이라고 보지는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자녀 수당이나 고속도로 통행료 삭감 등의 정책을 실시하는 대신 공공사업비 감축 정책은 경기가 다시 악화될 경우 그 축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노무라경제연구소는 "과연 신 정권이 '허니문 기간'을 지나도 정권 공약으로 내건 경제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아직은 불확실한 경기 전망과 여론의 동향에 따라 경제 및 재정 정책의 운용이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주식시장 불확실성.. 내수업종 회복 가능성
현시점에서 민주당의 집권은 주식시장에 대한 단기 상승 기대감보다는 중기적으로 향후 정국 및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요인이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된 요인은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성 결여 ▲적자국채 발행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 우려 ▲정권교체에 따른 정국혼란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기한이 잠정 연장돼 있는 '증권우대세제'도 정권교체 이후 폐지될 가능성이 있어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신증권 박문경 애널리스트는 "이미 지난 7월에 중의원선거 일정이 확정된 직후에도 일본내 주식형 펀드자금의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는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이탈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내수확대형 정책이 활성화될 경우 교육, 자동차, 운송, 가전, 환경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다만 민주당의 가계 직접지원 정책효과로 가계 소비가 일정부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부담 증가로 인해 백화점 업종의 타격이 우려되고, 민주당의 담배세 인상 정책으로 인한 담배 판매 하락, 대규모 인프라 건설 예산 축소로 인한 건설 경기 둔화, 대부업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소매금융주 등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이 예상되고 있다.
포스트 선거 장세에 대한 과거 사례 분석도 참고할 만하다. 선거 직후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는 정권의 기반이 강화되는 동시에 정책 운용이 용이할 때였지만, 지난 1993년 호소카와 내각이 정권교체를 했을 당시는 일단 개혁 기대감으로 단기 주가가 상승한 뒤 시장의 실망감이 강해지자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번 민주당의 정권 교체도 일단 단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것이지만 안정적인 정책 구사가 어렵다고 본다면 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미쓰비시증권의 마사히로 선임 전략가가 지적했다.
일본 중의원 선거 전후의 단기적인 주식시장 변화의 경험은 아래에 도표화했다.

◆ 환율정책: 엔 강세 용인할 듯
최근 일본 민주당은 정권교체 후에도 엔화 강세 쪽으로 정책 방향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최근 달러/엔 환율은 금융위기 발생 후 100엔대를 붕괴한 뒤 지난 해 말에는 87엔대까지 하락한 뒤 최근 92엔대까지 올라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엔화 강세를 통해 엔화의 화폐구매력을 높여주는 쪽으로 정책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일본 가계의 소비를 증대시키고 중소기업들도 원자재 구입면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은 미국과의 대등한 외교관계를 추구하는 외교 정책노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매입도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현재의 엔화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만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화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은 오히려 엔화 강세를 부추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도카이 증권의 사이토 미쓰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는 민주당이 엔화 강세를 선호했지만 정권을 잡은 현 시점에서는 좀 더 냉정해 질 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그들도 엔화 강세가 둔화되는 것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규모 국채발행으로 적자확대 우려
한편 채권 시장은 민주당의 정권교체에 따라 가장 큰 불확실성에 노출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민주당은 향후 2년간 21조엔의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규모 경기부양 및 가계 가처분 소득 증대 정책을 실행하려면 무엇보다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구체성이 결여돼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현 국면에서 민주당이 경기부양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먼저 기존 불요불급한 예산의 조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규모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완화기조와 디플레이션 압력, 불확실한 향후 경기 전망등으로 인해 시중 금리를 올리지 않는 수준에서 추가 채권발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도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대규모 국채 발행이 실행될 경우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함께 장기금리 상승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소비 증진 정책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내세운 예산절감 목표규모인 9조1000억엔은 무리가 있으며, 실제로는 4~5조엔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현 시점에서 어느 정도가 늘어날 것인지는 불확실하나 민주당은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P모건의 아다치 마사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 여름 소비는 크게 둔화됐고 이 때문에 민주당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며 "민주당이 특별예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국채 발행규모가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