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치러진 중의원 총선에서 예상대로 민주당이 승리한 가운데 경기회복이라는 대 과제를 떠안은 민주당은 약속대로 내수중심의 경기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가 부양책의 재정적화 우려가 증폭되고 있어 하토야마 유키오가 이끄는 신정부의 앞날은 기대만큼 순탄치 못할 거라는 염려다.
약화된 경제를 되살리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경기회복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에 정국운영의 미숙함까지 더해지면서 민주당의 수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정책 집행에 있어 야당 시절의 주장과 집권당으로서의 정책이 다소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 수출중심 탈피 내수진작 전환할 것
우선 신정부는 장기적으로 대미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에서 탈피해 내수진작을 통한 경제성장을 꾀하고 있다. 2009년부터 향후 2년 동안 추가 재정지출과 중기 법인세 인하 그리고 고용대책 확대 등을 통해 경제체제를 근본적으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향후 4년간 16조 8000천억엔을 조달한다는 계획은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지출낭비를 줄여 9조 1000억엔을 확보한다는 것은 다소 현실성이 부족하며 기껏해야 4~5조엔 정도가 최대 수준이 될 거라는 추정이다.
그러나 추가 부양자금 투입을 통해 내수를 진작한다는 이 같은 계획은 경기부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재정적자 악화를 더욱 심화할 거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미 일본의 공공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70%에 달하면서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증가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신정부가 국채발행을 늘린다면 국채수익률이 상승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1.31% 수준인 국채수익률이 연말 정도에 1.50%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 일본은행(BOJ) 압박.. 어쩔 수 없다?
이에 야당 시절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주장하던 민주당이지만 재정적자 압박이 높아지면 어쩔 수 없이 일본은행에 저금리 기조 유지나 국채 추가 매입 등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정부가 통화정책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말한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은 이번 달에는 일본은행이 정부의 위기극복을 돕기 위한 여지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그의 발언을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중앙은행에 저금리 유지 또는 국채 추가 매입 압력을 가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그의 발언이 당 전체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중앙은행에 대한 이 같은 요구에 더욱 힘이 실릴 수는 있다는 분석이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는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만간 발족하는 신정권에 대해 "다양한 과제 극복을 위한 적절한 대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채 매수 규모를 늘려달라는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의 목표에 대해 의심이 발생한다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발생하면서 장기 금리가 상승할 수도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시라카와 총재는 새 정권의 경제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언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으며, 새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중앙은행법에 맞게 긴밀하게 의사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 엔저 통한 수출 증대? 가능성 낮아
재정압박에 몰린 민주당은 인위적인 엔화 약세를 통한 수출증대 방안을 모색할까?
전문가들은 장기 집권 자민당이 인위적인 엔화 평가절하에 따른 수출증대 조치에서 탈피한지 오래고 민주당 역시 강한 엔화가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여기고 있어 정권이 교체돼도 환율 정책은 단기 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력한 재무상 후보인 오카다 간사장은 최근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일본이 근본적으로 수출의존형 경제모델을 바꿔야 한다고 발언했다.
다만 민주당의 재무상 후보 중 한 명인 나카가와 마사하루 의원이 지난 1월에 엔고가 경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엔화 상승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경우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지금 시점에서 수출을 저해할 수 있는 엔고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도 상존한다.
또 야당 시절 민주당은 강엔을 선호한다고 공공연히 밝혀오긴 했으나 집권당으로서의 정책은 상당 부분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즉 경기침체 탈피를 위해 좀 더 실용적인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
그러나 이런 관측이 민주당의 환율 개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며,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가 여전히 이때 인위적으로 엔화 가치를 낮추는 것은 주변국들과의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 외환보유고 운용에 변화 없을 것
민주당은 외환보유고 운용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즉 달러화 약세에 불만을 품은 일본이 당장 미국채를 대량 매도하는 일은 없을 거라는 지적이다. 이런 행위가 달러화 가치를 더욱 낮춰 일본의 달러화 자산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다음으로 세계 두 번째 외환보유국인 일본은 1조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체의 3분의 2가 국채에 투자돼 있으며 이중 4분의 1 이상이 5년 이상의 만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카가와 의원은 달러의 향방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미국에 엔화 표시 채권 발행 요구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재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다른 위원들은 외환보유액 구성의 갑작스런 변화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나카가와 의원의 이 같은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