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계절에 들어선 중국, 물(水)과 같은 투자전략을 펼쳐라!
중국증시의 진 바닥 논란
중국 주식투자가들은 그동안“V”자형 경기회복과 넘치는 유동성이 만들어준 주가버블에 취해 광란의 파티를 벌이다가, 새벽이 되자 숙취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증시 상황은 예정된 하락이요, 예상됐던 길일 뿐입니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이유는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미세조정”이 가장 컸습니다. 더 이상 유동성공급을 받기 어려워지자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숨 고르기 차원의 조정인가? 아니면 20~30%의 주가 거품해소 과정을 거칠 것이냐? 입니다. 중국정부는 지수 3000선 위에선 새로운 호재를 내놓지 않았고, GDP성장률 8%의 연착륙이 가능해지자 통화정책방향을 바꿔 거품해소 차원의 조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5일 인민은행은 “2분기 통화정책집행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미세조정을 실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분기 바닥을 치고 4분기부터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3대 과열(주식투기 붐, 주택시장의 광풍, 은행대출 폭발)을 잡기 위해 선제적인 미세조정이 시급한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향후 중국증시는 유동성 공급이 차단 당함에 따라 베이징의 미묘한 정책변화에 예민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 앉아 중국의 정책변화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미국이나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정책을 다루는 방법이나, 처방책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인식하는 태도가 상이하기 때문에 베테랑 펀드매니저라도 매매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물이 지형을 따라 흐르듯 투자전략도 주변환경에 맞춰라!
서양 오페라나 영화를 보면 많은 엑스트라와 엄청난 물동량을 들여 실제 싸움터의 모습을 재현합니다. 정치적인 정책발표도 직접적이면서 솔직하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자본시장은 완전경쟁적 시장이어서 차익거래 이익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중국 오페라 무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배우들의 몇 가지 몸동작으로 거대한 장치 문제가 간단히 해결됩니다. 배우가 채찍을 들고 나오면 관중은 그가 말을 탄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노를 갖고 나온다면 그는 이미 배에 올라탄 상태일 것입니다.
중국은 과감한 생략과 ‘건너뜀’이 특징입니다. 서양과 우리나라는 사실적 묘사에 꽤나 공을 들이지만 중국은 무대장치가 거의 없이 배우의 표정 연기와 대사에 의존해 무대 위의 상황을 만들어 갑니다.
물론 음악도 다릅니다. 중국의 민간 악기 연주에는 박자라는 개념이 희박한 대신 멜로디 위주입니다. 음악의 ‘규격’이 없는 게 특징이며 정해진 박자에 따라 움직이는 음악이 아닙니다. 그래서 멜로디를 따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덧붙이고 빼는 것이 가능합니다.
중국정부의 정책도 이와 같이 실체를 갖추지 않는 비정형성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비정형성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물질이 물(水)로서 노자(老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苦水)”는 말을 했고,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손무(孫武)는 “병법의 운용을 물과 같이 하라(夫兵形象水)”고 가르쳤습니다.
중국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 손자병법과 같이“물의 성질과 같이 높은 곳을 피하고 아래로 흐름을 따르고, 정책의 수단도 가득 찬 데를 피하고 빈 곳을 찌른다”는 원칙을 엿볼 수 있습니다.
결국, 미세조정을 통해 3대 과열을 잡되, 증시는 부양시키고자 했던 근본 목적은 훼손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경기회복을 위해선 증시와 부동산시장의 거품발생은 필요악이지만, 투기는 막겠다는 게 중국정부 생각입니다.
이번 주부터 10월 국경절까지 중국은 정치계절에 들어섭니다. 이제 정부의 정책이 바뀐 만큼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주가 조정시 내년 정책수혜주로 포트폴리오를 바꿀 시점입니다.
◆ 조용찬 수석연구원
대신투신운용사 펀드매니저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현, 한화증권 차이나리서치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