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계 주요 재벌기업들 대부분이 창업세대를 거쳐 2~3세대 오너들 경영이 한창이다. 그 가운데는 3~4세 후손들의 후계 승계를 준비하는 곳도 많다. 경영권 승계는 시기가 문제이지 지분구조를 놓고 보면 이미 후손들의 지배력은 오너의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그 가운데 ‘아들과 딸’들의 후계구도가 형성된 재벌기업도 여럿이다. 장자승계가 대부분 재벌기업의 승계 수순이지만 딸들이 경영일선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후계 승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 대표적인 곳이 동양그룹이다.
일단 동양그룹은 1957년 동양시멘트 설립을 시작으로 그룹의 기틀을 마련했다. 2001년 9월 동양제과와 미디어계열의 오리온그룹으로 분리되면서 지금의 동양그룹으로 거듭났다. 이후 그룹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금융·건설·레저사업 등 3대축을 바탕으로 성장동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후계 문제에 있어서 동양그룹이라고 하면 '사위경영'을 먼저 떠올린다. 고 이양구 창업주가 슬하에 장녀 혜경씨와 차녀 화경씨 등 2녀만 뒀기 때문이다. 이양구 창업주는 1983년 병환을 가지면서 결국 맏사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현 회장은 동양시멘트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장인에 이어 ‘사위경영’의 오너로 떠올랐다.
◆장녀와 차녀는 경영 수업 중
현 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두고 있다. 현재 현 회장의 딸 중에는 장녀 정담씨와 차녀 경담씨가 동양그룹 계열사에서 경영수업 중이다. 1977년생인 정담씨는 올해 1월 동양매직 부장에서 상무보로 승진해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지난 3월에는 동양매직 등기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현정담 상무보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2006년 10월 동양매직 차장으로 입사, 1년여 만에 부장(마케팅실장)을 거쳐 올해 1월 상무보에 오른 것. 입사 2년여 만에 이루어진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현정담 상무보를 남동생인 현승담 부장과 곧잘 비교하곤 한다.
현승담 부장은 현재 동양레저와 동양메이저 지분율을 바탕으로 동양그룹 경영권 승계 1순위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다. 아무튼 현정담 상무보는 동양매직의 4.63%(38만9133 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현 회장이 보유한 0.9% 보다 5배 이상이다. 또 동양매직의 46.43%의 지분을 보유한 동양메이저의 지분도 0.84%를 보유 아버지와 남동생에 이어 3번째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분구조를 놓고 재계 일각에서는 동양매직의 ‘차기 오너’로 현정담 상무보를 꼽는 눈치다. 오너 일가 중 동양매직 지분을 갖고 있는 인물이 한명도 없다는 점이 배경에 깔려 있다.
1982년생인 차녀 경담씨도 동양온라인 등기이사로 등재되면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나선 상태다. 등기이사로 등재됐지만 회사 내 ‘부장’ 타이틀을 달고 근무 중이다. 현경담 부장은 2007년 동양온라인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주가 되기도 했다. 현재현 회장이 동양온라인 지분 3.45%를 소유한 반면 현경담 부장은 7.32%로 개인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동양온라인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바둑, 커뮤니티, 게임 서비스 등 국내 사업 강화와 함께 외자유치 등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두 딸의 경영 수업을 두고 동양그룹 후계구도의 미류한 기류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현정담 상무보와 현경담 부장이 맡고 있는 업무와 소속 회사 등을 고려할 때 역할분담을 통한 경영체제 구축을 점치기도 한다. 앞으로 동양그룹 지배구조에서 딸들이 어떤 지분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시선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확고한 장남의 그룹 지배력
1980년생인 승담 씨는 2005년 미국 스탠펀드대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동양메이저 차장으로 입사해 현재 동양종합금융증권 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전체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는 동양레저의 지분 중 절반을 현재현 회장(30%)과 현승담 부장(20%)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현승담 부장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계열사 동양레저가 동양메이저의 지분을 확대함으로써 지분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관측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동양레저는 동양캐피탈이 50%, 현재현 회장이 30%, 승담 부장이 20%를 보유하고 있지만 동양캐피탈은 동양메이저의 100% 자회사인 까닭에 현재현 회장 부자가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다.
여기에 동양레저는 그룹의 금융부문 지주사 겪인 동양종금증권 지분도 15.78%로 늘려 동양캐피탈의 15.12%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이미 올라 있다. 따라서 현재현 회장이 보유한 30%의 지분이 현승담 부장에게 넘어가면 간단하게 동양그룹 후계승계는 마무리되는 구조다.
동양그룹은 현재현 회장 자녀들의 후계승계 문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자녀들이 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아직 젊고, 현재현 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굳이 경영승계를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경영승계가 향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며 “아무튼 현재현 회장이 왕성한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2세 경영을 논의할 시기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