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헐값 발행해 회사에 회사에 97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 허태학·박노빈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이로써 삼성그룹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의 핵심인 에버랜드 CB 헐값 발행 사건은 사실상 무죄가 확정됐다.
허태학, 박노빈씨는 각각 서울고등법원에서 지난 2007년 5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무죄 파기 환송의 판결 이유에 대해 "에버랜드 CB 발행이 제3자 배정방식이 아닌 주주배정 방식이 분명하고 기존 주주 스스로 실권했다고 봐야 한다"며 "또한 피고인들이 회사의 재산을 보호할 의무를 유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주주배정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제3자 배정에 의한 경우와는 달리 전환가액을 반드시 시가를 고려한 적정한 가액으로 하지 않더라도 이사로서의 임무위배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재판부는 "회사가 주주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전환사채를 우선적으로 인수할 기회를 부여했다면 이는 주주배정의 방법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이고 단일한 기회에 발행되는 전환사채의 발행조건은 동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재판부는 "이 사건 전환사채를 이재용씨 등 4명에게 배정한 것은 기존 주주들이 인수권을 스스로 포기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그 전환가액이 시가보다 낮은 이유로 이사로서의 임무위배를 물을 수 없고,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고도 볼 수 없다"며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법원 2부는 '삼성특검'이 같은 혐의로 기소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등도 같은 이유로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고등법원에 환송했다.
재판부는 "삼성SDS의 BW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3자에 배정했다면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손해액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손해액을 다시 산정해 손해액이 50억원을 넘을 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적용돼 유죄가 확정되지만 1심 판결처럼 50억원 미만일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돼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 판결이 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