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 부재, 물가 하향안정세 지속될 것
[뉴스핌=안보람 기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세계 경제 침체 지속, 고용사정 악화 등으로 향후 성장의 하향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당분간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통화신용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유로머니(Euromoney) 주최 '제5차 한국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의 통화신용정책'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이번의 금융위기가 유례없이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은 지난 20년간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의 통합이 크게 진전된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익스포져가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을 피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신용리스크 우려 증대에 따른 해외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으로 자본이 유출되면서 외화수급 사정이 악화되고 신용경색까지 경험했다"며 "실물경제도 선진국의 수입수요 감소로 수출이 급속히 위축됨에 따라 침체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한은은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고 실물경제의 과도한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실시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한은이 실천한 정책으로 ▲사상 최저 수준(2%)으로의 기준금리 인하 ▲공개시장조작, 대출제도 등을 통한 신용경색 부문으로의 유동성 공급 확대를 도모 ▲스왑시장 등을 통한 국내 금융기관으로의 외화유동성을 공급과 미국, 일본 및 중국의 중앙은행들과의 통화스왑계약을 체결 등을 꼽았다.
이와 같은 정책대응에 힘입어 최근 한국의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은 뚜렷한 개선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는게 이 총재의 평가다.
실제로 장단기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지속하고 주가와 원화가치가 상당폭 반등했으며,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은행의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또 "실물경제도 하강속도가 뚜렷하게 완만해졌으며, 일부 경제 및 심리지표는 예상보다 호전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인식도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총재는 "세계경제 침체 지속, 고용사정 악화 등으로 향후 성장의 하향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이 총재는 "당분간 한은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통화신용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의 개선 움직임이 추세적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직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이 총재는 "금융완화기조를 좀 더 유지하더라도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거의 없어 물가는 하향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융안정을 확고히 하기 위한 노력이 긴요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게 됐다"며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경우는 해외자본의 대규모 유출입에 따른 금융불안의 소지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경우 이번 위기시에 국가간 통화스왑계약이 외환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줬다"며 "아시아 역내 다자간 통화협력체제의 구축에 힘쓰는 등 국제적 금융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