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 샤오촨 중국 런민은행(PBOC) 총재는 지난 23일 은행 웹사이트에 게재한 강연 자료를 통해 IMF의 특별인출권(SDR)을 확대 개편하여 달러를 대체할 글로벌 기축통화로 삼자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지난 주 개최된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국채 매입을 비롯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 확대가 결의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특히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의 SDR 확대 제안에 대해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외환시장은 한 차례 요동치기도 했다.
◆ 중국 제안의 배경은
중국의 이번 제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달러화 최대 채권국으로서 당연한 우려의 표현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로얄뱅크오브캐나다(RBC)의 선임 전략가인 브라이언 잭슨(Brian Jackson)은 “중국 정책입안자들 사이에 외환보유액 내 달러 표시 자산 익스포저가 높다는 점 때문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캐피털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윌리엄스(Mark Williams)는 “중국은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 노력에 따른 달러화 약세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달러화의 사실상 기축통화 지위 박탈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만들려는 중국의 시도는 중국이 더욱 진지하게 이 문제에 착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앤화를 새로운 기축통화로 삼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야심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그룹(RBSG)의 이코노미스트인 벤 심펜도르퍼(Ben Simpfendorfer)는 “중국이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고, 글로벌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제고한다는 장기적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 위앤화의 국제적인 통화 사용이 확대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런 야심에 대해 홍콩 정치수반인 도날드 창(Donald Tsang)은 지난 24일 “유로존의 유로화 같이 환율 변동성 완화와 무역 촉진 측면에서 아시아 공통 통화를 갖는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조만간 홍콩에서 위앤화 지급결제를 확대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 G20 회담의 '뜨거운 감자'되나
이로써 다음달 2일 영국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담에서 기축통화 이슈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과 IMF 등은 중국의 SDR 확대 개편 문제에 대해 가능한 담담하게 대처하려고 노력 중이다.
25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Dominique Strauss-Kahn) IMF 총재는 SDR 사용 확대를 통한 기축통화 교체 요구에 대해 “적절하다(legitimate),"면서 “향후 수개월이내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런 논의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새 기축통화 요구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은 단호하게 '아니오'다. 달러화가 여전히 지배적인 '준비 통화(reserve currency)'라는 점에 변화가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굳이 새롭게 글로벌 기축 통화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주장이다.
지난 24일 AIG관련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증언에 나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중국이 달러를 대체할 새 기축통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일축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5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통화를 찾아야할 필요성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한편 가이트너 장관의 경우 중국의 제안에 대해 '배제할 뜻은 없다(open mind)'라고 발언했다가 곤혼스러운 경험을 해야 했다.
미국이 이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사실상 논쟁을 방관하려는 태도가 오히려 시장의 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