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파전 구도로 전개중인 OB맥주의 M&A가 최근 롯데그룹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않다. 특히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사실상 롯데의 승리로 끝나지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금융시장 상황이 롯데그룹에게 '너무도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때문이다.
◆시장은 롯데의 편?
롯데그룹은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쇼크에 빠진 와중에도 9~10월중 엔화 자금 480억엔(현재 환율로 환산시 약 7900억원)을 조달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회사채 75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몇개월새 1조5000억원 이상을 준비한 것이다.
단기간에 유례없이 많은 자금을 확보한 속도뿐만 아니라 환율과 금리 변화도 롯데그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호남석유화학 롯데쇼핑 롯데건설 부산롯데호텔 등 5개 계열사는 지난해 9~10월 두달새 외화 회사채 발행을 통해 480억엔의 자금을 조달했다.
호남석유화학이 210억엔으로 가장 많고, 롯데제과와 롯데쇼핑이 각각 110억엔씩이다. 이들의 신용등급은 AA, AA+ 등 초우량이어서 조달금리도 리보금리(3개월)+150~160bp수준이다. 만기도 대부분 3년이다.
발행 당시 환율은 100엔당 1000~1100원 수준이었다. 이날 현재 환율은 1550원 가량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조달한 자금을 엔화로 가지고 있다면 2000억원 이상이 굴러들어온 셈이다.
금리 또한 리보금리가 발행 당시에는 5.0~5.1% 수준이었으나 현재 2.0% 초반대로 급락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고현상은 비정상적인 측면이 있다"며 "롯데그룹이 회사채를 상환해야하는 2011년에는 다시 세자릿수 환율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애널리스트의 예상대로 된다면 롯데그룹은 상환할 때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된다.
국내 시장에서도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말부터 지속적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달 30일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25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2400억원은 두산주류자금 인수자금용이다. 조달금리는 3년만기 2000억원의 경우 4.81%에 불과하다.
롯데쇼핑도 이날 3년만기 20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운영자금 용도이며 발행금리는 5.1%.
신용등급이 다른 계열사에 비해 낮은 A+등급인 롯데건설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말까지 1600억원을 조달했으며, 지난달에도 5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오는 9일에도 800억원 어치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이 이같이 공격적으로 확보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재계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주류 인수를 통해 소주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OB맥주 인수로 주류시장의 새 강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하다. 또 증권사를 비롯한 M&A시장에서 매물이 나올 때 마다 롯데그룹의 이름이 단골로 거명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소주보다 맥주가 파이 크다
롯데의 OB맥주 인수가능성을 점치는 또다른 이유는 맥주시장에 대한 매력이라는 분석도 적지않다.
지금까지 롯데그룹의 주류사업은 다소 미미했던 게 사실.
롯데그룹의 주류사업은 롯데칠성의 위스키사업과 지난 2004년 부산과 경남지역의 소주업체인 부산대선주조를 인수한 것 외에는 특별히 부각되는 사업분야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롯데그룹이 지난달 두산그룹의 두산주류BG를 5030억원에 인수하면서 주류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분위기다. 사실상 국내 주류기업의 두 축 가운데 소주사업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문제는 롯데그룹이 두산주류BG인수로 소주사업의 틀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미완성이라는 평가가 적지않다. 주류사업의 또다른 축인 맥주사업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사실 국내 주류사업은 소주와 맥주 시장으로 나뉘고 있지만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맥주시장이 소주시장보다 앞선다. 또 소주시장이 각지역별로 10여개사로 나눠졌지만 맥주시장은 하이트와 OB로 양분된 상황이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소주시장의 상징성도 중요하지만 맥주시장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실제 지난 2007년 기준으로 국내 소주시장 규모는 2조 8900억원(주세포함)규모다. 반면 맥주시장 규모는 3조3140억원으로 소주시장보다 앞선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시장은 소주시장과 맥주시장이 주도할 만큼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라며 "단지 소주사업 하나만으로는 롯데그룹의 원하는 종합주류사업을 펼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OB맥주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그는 "국내 소주시장이 10여개 지역소주를 기반으로 구성된 반면 맥주시장은 하이트와 OB맥주로 양분된 상황"이라며 "국내의 소주시장의 의미도 크지만 안정적인 사업추구가 가능한 맥주시장도 매력적인 주류사업"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