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원정희 기자] 풍림산업, 대한조선 등 12개 건설 및 조선사에 대한 채권단의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당장 이들 업체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여부가 기업의 생사를 가를 수도 있다는 전망들이 제기된다.
대부분의 건설 및 조선사들이 워크아웃 개시와 함께 은행들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월드건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실사 이전에 자금을 지원하는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지만 기업들은 앞으로 어음이나 회사채 만기들이 속속 돌아올 것으로 예상돼 애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전일 대동종합건설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듯이 이들 업체에 대해 실사 이전에 자금을 먼저 지원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대동종합건설은 주채권은행인 농협 등 채권단에 100억원의 자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면서 워크아웃 대신 법정관리를 택했다.
부채 및 우발채무 등이 얼마인지 실사를 통해 확인도 안 된 상태서 자금을 먼저 지원했다가는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채권은행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 워크아웃 추진 기업들중에서 월드건설만이 지난주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월드건설의 경우 이미 대주단에서도 자금지원이 논의됐었고 이번에 워크아웃 개시가 결의되면서 주채권은행인 신한지주 자회사인 신한은행과 농협이 함께 약 250여억원을 우선 지원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나중에 워크아웃을 통한 채무재조정 과정에서 다른 채권은행들과 배분을 하게 된다.
대형은행인 A은행 관계자는 "건설사와 조선사 대부분이 자금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한달정도의 실사를 거쳐 진단을 한 후에나 자금지원이 가능하지 실사이전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규모가 큰 건설사나 상장된 건설사의 경우 정보가 상당히 공개돼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건설사 특히 중소 조선사 등은 1년에 한번 회계감사를 받는데 감사 이전의 자료만 갖고 회사 재무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워 판단이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또 다른 B은행 관계자도 "실사를 통해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지원을 하는 것이지 실사를 위해 채권행사 유예기간을 주는 단계서 당장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채권단의 입장과 달리 기업들은 워크아웃을 통한 정상화 방안 도출 이전에 돌아오는 어음 및 회사채에 대한 부담감이 증폭되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이럴거면 뭐하러 워크아웃을 시키겠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풍림의 경우 지난 23일 600억원 가량의 무보증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데 이어 다음달 12일 303억원, 4월 217억원 등 오는 7월까지 돌아오는 회사채가 1635억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풍림산업 관계자는 "통장 잔고가 1400억원 정도 있어 걱정 안한다"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이 형편이 어려워지기 전에 이뤄져야 하는데 당장 자금난을 겪는 곳들에 대해 워크아웃을 하다 보니 서로 어려움이 있다"고도 인정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금융당국도 실사 이전이라도 결제자금 등 영업자금이 부족할 경우엔 조속히 지원하도록 채권단에 당부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담당 부행장회의나 이후 워크아웃 진행 관련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를 당부했다"며 "워크아웃대상으로 선정했을 때는 회생시킬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테니 긴급한 자금요청에 대해 막아줄 필요가 있다면 채권단에서 협의해서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조차 "업체가 달라는대로 돈을 다 주는 것은 맞지 않고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자금이 필요한 것인지, 아울러 자구노력이 전제가 되고 그것이 적정한 수준인지 또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등의 판단이 이뤄진 후에야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