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한화측과 맺었던 양해각서 파기를 공식 선언하고난 뒤 산업은행으로부터 전해 들은 설명들을 거칠게 단순화해서 질문으로 재구성해 본 것이다.
산업은행 정인성 부행장 일행이 기자회견 발표문 직후 문답과 회견 직후 기자에게 설명한즉슨 한화컨소시엄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인수의지를 급격히 잃었기 때문에 이번 딜이 깨어졌다는 결론으로 귀결됐다.
정 부행장 등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한화측은 당초 입찰제안서를 제안할 때는 물론 지난해 11월 14일 양해각서를 체결할 때만 하더라도 보유현금만 인수대금의 절반에 이르는 등 완벽히 믿음직한 모습을 유지했다.
현금만 동원해도 반은 준비된 상태에서 나머지 반은 인수금융으로 빌리거나 재무적투자자들이 얼마를 내기로 했는지는 확약서를 내놓았고 자산매각을 통한 조달계획의 신빙성은 믿을 만한 기관들로부터 받은 자산가치 평가결과를 내놓는 식이었다고 한다.
산은이 보기에는 적어도 양해각서 체결 때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 새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 금융시장환경이 급악화되면서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선업종을 둘러싼 전망도 나빠지는 등 대우조선 주가도 빠지는 먹구름이 몰려왔다.
본심이야 어쨌든 한화측은 처음엔 확인실사도 없이 본계약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타진했고 산은은 양해각서 합의 내용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한화측이 분할매입, 인수대금 분납 등을 원한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나왔지만 산은은 고개를 끝내 저었다.
양해각서에는 확인실사 이후 본계약을 맺기로 한다는 합의내용과 함께 지난해 12월 29일로 정해 놓은 본계약 시한 이전에 실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본계약은 체결한 뒤 딜을 진행하기로 합의가 돼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한 한화측의 반박은 없었으므로 정확한 문구확인은 무의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으로서는 이미 지난해 말 당장 양해각서의 파기를 선언하고 3000여억원에 이른다는 이행보증금을 몰취하는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하면 그만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너무 원칙만 고수해서 국민경제적 중대사안을 그르칠 수는 없었다며 이달 30일까지 유예하는 대신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자금조달 계획과 확인실사 개시에 걸림돌이 됐던 노조의 실사저지에 대해서도 대화를 시도하는 등 인수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대부분의 이해당사자는 당시 이같은 산은의 입장발표문에 끼워져 있던 '인수의지의 진정성'이란 글귀가 이토록 중대한 의미를 지니게 될지 눈치채지 못했다.
다시 산은측 설명에 따르면 유보 선언 이후 한화측은 지난 9일 인수대금에 현저히 크게 부족한 수준의 자금조달 계획을 제시하면서 부족분을 5년 뒤에 분할 매수하는 방안을 요청했다.
산은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화측이 제시한 자금조달 계획으로는 인수대금의 반을 넘지 못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처음 사겠다고 가격 흥정을 할 때 동원 가능한 현금만 절반에 이른다던 인수희망자가 막상 본계약을 앞둔 자리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마련할 수 있는 돈이 당초 제시한 대금의 반 수준이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과적으로 산은 관계자들은 "한화측의 인수의지의 약화 때문에 무산된 것"이라고 결론짓는 이유가 된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라는 공공기관이 주인으로 있는 대한민국 조선업의 대표주자 가운데 한 회사다.
인수적격자의 조건에 대해 산업은행이 고집한 원칙은 양해각서 내용과 관련한 것이고 자체자금으로 3분의 2 이상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중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야 인수하는 쪽이나 인수될 대우조선이나 둘 다 위기에 처하지 않고 계속기업으로 맹활약해서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미사여구도 동원했다.
공공기관들이 매도자이다보니 답답하게도 시장환경 변화를 너무 무시한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게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미 국내외 대형 M&A 결과 자체자금이 부족한 가운데 거대 규모의 기업을 인수했다가 어려움에 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보신주의일지언정 산은과 캠코가 주인이라면 국민들의 재산인 셈인데 당초 치르기로 했다는 가격의 반만 받고 5년 뒤에 마저 받기로 하는 거래를 수긍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특혜 논란이 빚어질 것이 뻔한 딜을 눈 딱 감고 승인했다가 인수주체 쪽이건 대우조선 쪽이건 어느 한쪽이라도 어려움에 처한다면 실패한 M&A의 전형으로 꼽히리라는 것 역시 자명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