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적 노력 요구↔시기연장·조건완화 팽팽
대우조선해양매각이 성사되기에 한 달은 아무래도 짧아 보인다.
본계약 시한인 29일 하루 앞둔 28일 현재 매각을 둘러싼 산업은행과 한화컨소시엄, 둘 사이의 입장차이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2시 산업은행 기자회견 내용을 통해 보면 한화측이 요청했던 실사후 본계약과 지급조건 완화 두 개의 축 모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산은은,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맺은 양해각서 등의 합의내용을 깨거나 변경할 수 없다는 원칙을 택했다.
따라서 본계약은 반드시 29일에 해야 하는 것이고 이뤄지지 않으면 양해각서 해제 및 한화측이 맡긴 이행보증금 몰취 등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하되 그 시기를 2009년 1월 30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유예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그것도 한화측이 건전한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보유자산 매각 등 자체 자금조달에 최선을 다하고, 실사 개시를 위한 노조 등의 이해당사자들 간 합의에 최선을 다하는 등 인수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 등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자체자금 조달 노력이 선행되는 가운데 거래의 조속한 종결을 위해 한화측이 요청해 오면 한화그룹 보유자산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조달에 협조하는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대신에, 자체자금 조달 노력과 실사 개시의 관건으로 등장한 대우조선 노조와의 협상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 즉시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해 대우조선매각 작업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당장 한화측의 반응은 양쪽의 입장차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확인시켜 줬다.
한화그룹은 산은 기자회견 이후 입장발표를 통해 "관계사 이사회에서 의결한 바와 같이 제반 현실적 난관을 풀기 위한 방법에 대해 당사자간의 추가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 앞서 "산은이 금융여건의 현실적 어려움을 이해하고 나름대로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진일보한 것"이라고 논평한 것이 외교적인 수사 수준이라고 풀이할 만한 입장표명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한화측은 '실사 후 본계약, 대금납부조건 완화' 등 14자로 함축할 수 있는 지난 주말 입장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않은 셈이다.
반면에 산은측은 양해각서에 따라 본계약은 실사 전이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급납부 분납 등 지급조건 완화도 대금납입 시한은 2009년 3월30일을 넘길 수 없고, 가격조정폭도 기존 합의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인성 부행장은 "당초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자금조달 계획까지 내용에 담지는 않았지만 (한화측이) 입찰제안서에 제시한 금액을 상회하는 규모의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증빙이 첨부됐었다"며 "당시로서는 자금조달 에 차질이 있으리라고 볼만한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산은 입장 가운데 새로운 게 있다면 자금조달을 둘러싼 금융경제여건이 악화된 만큼 '윈-윈'으로 매듭지을 수 있도록 자체자금 조달노력이 선행된 가운데 한화 자산 매입 등의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밖에 산은은 실사를 가로막고 나선 대우조선노조와 협상을 기피하는 책략을 택한 한화측에 대해 노선을 수정할 것을 주문하기까지 했다.
산은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상자세를 달리 하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노조측은 매수자와의 관계를 맺기 위해 나선 것인데 (한화측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음으로써 꼬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이번 입장 정리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