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경제

속보

더보기

[증권업 불황탈출]③ "구조조정은 하수(下手)의 전략"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 Newspim] 2008년! 파란만장했던 한 해를 마감하는 즈음이다. 주가 반토막이 말해지듯 보유자산의 절반 이상이 날아갔고 가슴이 크게 철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수년간의 호황(Boom)의 시대는 가고 거품(Bubble)이 깨지면서 단순한 불황(Recession)을 넘어 초유의 대공황(Great Depression)기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며 전세계가 장기 불황에 대한 불안감에 벌벌 떨고 있다.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주식시장을 기반으로 한 증권업계도 불황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더욱이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한 달 여 앞두고 한껏 기대감에 부풀었던,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해 온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전략수정도 불가피해졌다.

바야흐로 2009년 새해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시대가 될 것 같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속에 수양과 모색이 절절히 요구되는 시기를 불가피하게 거쳐야 할 때인 것이다. 전대미문의 위기와 불황 속에서 거품 해소의 과정에서 축소와 감량을 이겨내고 생존을 전략 삼아 재생산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시절이다.

글로벌 위기와 새로운 전환의 시대! 증권업계는 이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까. 또 그 전략은 무엇일까. 금융자본시장 최고뉴스 뉴스핌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면서 새로운 지략을 찾아 보고자, 엄혹한 시절에도 불구하고 공감과 배려의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모색과 시장 창출의 사명을 달성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증권업계의 현재를 담아봤다.《편집자주》


[뉴스핌 Newspim=홍승훈 서병수 기자]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6개월 전만해도 사람이 없어서 난리였던 증권가의 분위기가 완전히 역전됐다. 최근까지 두세 배를 받고 껑충껑충 이동했던 애널리스트들의 몸값도 일시에 거품이 쭉 빠졌다.

고액연봉을 받던 모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은 사장실로 갑자기 호출을 받고 불려 올라가 연봉삭감 통보를 받았고 이에 그저 묵묵히 따를 뿐이었다. 글로벌 유수의 투자은행에서 쟁쟁하게 잘 나가던 증권맨들도 해고통보를 받으며 ‘파리 목숨’이 된 상황에서 연봉삭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어진 셈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급작스럽게 풍경이 달라지긴 했지만 최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진들의 절박감은 커졌지만 대내외 구조조정에 대한 실행의 칼날은 예전에 비해 크게 무뎌진 상태. 자연스럽게 줄이는 건 몰라도 인위적이고, 특히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대세인 듯하다.

지난 IMF 외환위기 시절 당장의 어려움을 피하고자 앞뒤 잴 겨를도 없이 ‘무 자르듯’ 인정사정없이 강제력을 동원해 대규모 인력 조정을 했지만 지난 10년간 경험 속에서 인력 구조조정의 장단점을 이미 학습했기 때문이다.

당장 인건비를 줄이는 등 비용최소화는 도모할 수 있으나, 그 인력이 향후 제공할 잠재력이나 사내 통합력을 저해함에 따라 이익창출력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

또 새롭게 자본시장의 질서가 형성되는 마당에 인력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사람으로 움직이고 인적 네트워크 속에서 노하우(Know-how)가 축적되고 확대 발현되는 급변하는 금융자본시장에서 핵심인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회가 생겨도 기회를 향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증권사의 한 전략담당 임원은 “어렵다고 인력을 줄이다 보면 되레 능력 있는 직원들이 더 많이 나가는 경향이 있고 호황을 맞이했을 때 회복도 힘들어 진다"며 "이제 구조조정은 하수(下手)의 전략"이라고 못 박았다.

다시 말해 시장이야 언제든 좋다가 나빠지고 그러다 갑자기 좋아지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불황기에 방만한 부분은 슬림화하고 내적 효율성은 높일 필요가 있지만, 자칫 유기체적인 조직의 생명력을 잃을지도 모르는 외형과 비용만을 고려하는 축소일변도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적절치 못하다는 얘기다.

뉴스핌이 하반기 이래 이번 기획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증권사 경영진들을 만나 본 결과 이들의 생각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극심한 불황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증권사들이지만, 또 적자전환에 이르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무조건 구조조정을 택하기보다는 경영효율화 전략을 먼저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 공격이 최선의 방어

하반기 증권업황이 급격하게 꼬꾸라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얼마 전까지 최근 호황기에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던 회사들에 대한 우려감이 매우 커졌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점포를 확대하는 등 가장 공격적인 경영을 했던 동양종금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이에 해당된다. 동양은 CMA 자금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은 펀드자금이 급속히 불어나면서 영토확장 전략을 펼칠 수 있었다.

동양의 경우 지점수를 168개까지 늘렸다 최근 중복 등을 고려해 3개를 줄였지만 여전히 165개로 국내 증권사 중에서 최대수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추가 지점폐쇄 계획을 갖고 있지 않으며 좋은 상권을 중심으로 연초에 신규점포를 몇 개 열 계획까지 갖고 있다.

미래에셋도 최근 노원점 등 20개 지점을 통폐합 기존의 152개 점포를 132개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는가 싶었다. 하지만 미래에셋도 해당지점 근무인력을 줄이지는 않았다. 그저 중복 지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타지점 및 사내 부서로 인력을 적절히 재배치하는 정도이다.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하지 않았다.

이렇듯 성장세 속에서 폭발적인 확장경영을 펼쳤던 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불황의 심각성이 제기되는 이 시점에, 여간해서 몸집을 줄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외부의 구조조정 우려에 시달렸던(?) 동양종금증권의 전상일 사장은 최근 "그런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부 사정을 모르고 하는 일“이라며, 특히 "CMA 확대 등으로 유동성 사정도 좋고 PF투자 또한 특별히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전상일 사장은 ”증권업황이 좋지 않아 일시적으로 속도조절을 하고 있기는 하다“면서도 ”지방 지점을 늘리려 네트워크를 완비하는 등 공격적인, 계획했던 전략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사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옥석이 가려질 것이고 증시는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과도하게 풀렸던 자금이 유입되며 유동성장세가 내년 초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전 사장은 과거 힘들었던 시기에 몇몇 지점을 줄였는데, 나중에 호황 전환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그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으리라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헤지펀드들이 대거 몰락한 상태이고 내년까지 고급인력이 시장에 대거 나올 것으로 보고 이런 과정에서 중요인력을 끌어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홍콩을 거점으로 아시아퍼시픽 리서치센터를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구축을 시도해 현재 19명 수준인 이 센터를 내년까지 25명 안팎으로 구성하고 국내외 리서치와 런던 뉴욕 남미 등 해외영업을 포괄하는 네트워크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 노조측도 긍정적이다. 증권사 노조 관계자는 "호황 때는 불황을 전혀 예상치 못하고 일 닥치면 급급한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며 "명예퇴직과 구조조정 등의 단순한 방식만을 고집하던 경영진 측이 최근 변화된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의 과도한 배당정책에 대해선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조측 관계자는 "상반기에 엄청난 규모의 배당을 해놓고 지금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는데 사실 상반기 배당보다는 유보를 해놓는 것이 현명한 대처였다"며 "지주사나 모회사의 배당 등의 압력을 최대한 극복하는 경영진들의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각 증권사별 비용절감 대책 분주, 수익성 강화 계기로

불황 속 성장전략을 갖고 있는 증권사들도 내년도 비용절감을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임금삭감에서부터 광고홍보비, 전산운용비, 조사연구비는 물론이고 생활 속 절약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현대증권은 전부서의 운영비를 10% 절감키로 한 데 이어 임원들의 해외출장 때는 비행기 비즈니스좌석 대신에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했고 행사비와 광고홍보비도 대폭 축소했다.

동양증권도 사무실 냉난방비, 점심시간 PC모니터 끄기, 일회용컵 사용 자제, 이면지 사용 확대 등 생활속 절약 아이디어를 실천 중이다. 대우증권은 이와 함께 IT관련 비용 감축을 결정했다.

타사대비 광고비 비중이 컸던 미래에셋의 경우는 신문과 방송 광고를 당분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신문광고를 비롯한 매체 광고를 이달 들어 모두 중단한 것이다.

이같은 비용절감을 통해 내년 증권업계는 무엇보다 수익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관리를 기본으로 기존에 예민하게 신경을 써왔던 시장점유율(Market Share Ratio)보다는 실제 돈 되는 곳에 사업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 대부분 증권업계 경영진들의 마인드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종수 사장은 "이제는 외형규모나 시장점유율보다는 수익성이 증권사 영업 및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며 “증권업황 부진으로 내년의 경우 브로커리지쪽은 좋지 않겠지만 M&A나 구조화채권 등 IB부문에서 이익을 내 이익안정성을 최대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종수 사장은 "증권업황 악화와 내년도 자통법 시행 등으로 투자자 보호나 내외부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컴플라이언스부문의 경우 규제강화와 비용증가가 동반돼 일부 어려운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증권사 스스로는 물론 감독당국도 현시기의 중요성을 인식해 리스크관리 대응체계를 제대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사진
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