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SK텔레콤등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SK텔레콤은 미국 스프린트넥스텔과 지분인수를 포함한 JV(조인트벤처)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했으나 전면 보류키로 했다.
실제 통신업계 한 관계자도 "SK텔레콤이 스프린트넥스텔과 다각적인 방안을 협의했으나 더 이상 진전이 없자 일단 보류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스프린트넥스텔과 협력방안 보류를 놓고 그 뒷배경에 여러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 삼성-LG전자와 같은 이유
일단 SK텔레콤의 이러한 조치가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철회나 LG전자의 독일 코너지(Conergy) 그룹과 진행하던 태양전지 합작사 설립무산과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경우도 미국 금융시장불안이 확산되기 이전에 협상을 시작했으나 이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협상전략을 다시 짜야 했다는 분석이다.
굳이 현시점에서 무리하게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지 않아도 더 유리한 조건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실제 샌디스크의 경우 삼성전자가 인수의사를 공식화한 지난 9월 이후 주가가 23달러까지 오르면서 M&A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렇지만 리만브라더스 사태가 터진 뒤 미국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는 등 대외적인 변수가 커졌다.
이로 인한 여파는 곧바로 상장된 증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삼성전자가 인수를 추진했던 샌디스크 주가는 곤두박질치면서 10달러를 하회하게 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당초 주당 26달러에 샌디스크 인수를 제안한 것을 감안하면 너무 큰 격차를 보이게 됐고 가뜩이나 불안한 반도체 시황 속에서 무리한 투자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아도 됐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역시 같은 선상에서 해석된다.
SK텔레콤이 심도있게 지분인수를 검토했던 스프린트넥스텔의 주가도 최악으로 떨어진 상태다.
미국 뉴욕시장에 상장된 스프린트넥스텔의 전일 주가는 주당 2달러로 안되는 1.95달러다. 이는 지난해 11월 처음 SK텔레콤이 스프린트넥스텔 지분을 인수할 것이란 얘기가 나왔을 때 주가 22달러와 비교하면 10분의 1이상으로 감소한 것이다.
또 불과 2개월 전인 9월의 스프린트넥스텔 주가 9달러 보다도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시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스프린트넥스텔의 주가가 크게 폭락하면서 M&A를 시도해도 투자리스크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스프린트넥스텔 주요주주들은 주가가 급락하면서 제대로 된 인수가격을 받기 어려우면서 부정적인 의견이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그는 SK텔레콤이 미국 이동통신시장 자체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금융불안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도 심화 돼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이 애널리스트는 "향후에도 SK텔레콤이 글로벌 시장확대 전략차원에서 다시 스프린트넥스텔 인수 가능성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SK텔레콤의 스프린트넥스텔 M&A 재추진 가능성을 예견했다.
◆ M&A보단 현금확보가 우선?
SK텔레콤의 스프린트넥스텔 추진건이 사실상 보류케 한 배경에는 전략적인 판단과 함께 넉넉한 현금확보를 위한 조치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경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를 통한 리스크를 키우기 보다는 내실있는 경영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SK텔레콤은 스프린트넥스텔 지분 인수를 위해 2억달러 이상 투자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기여파의 충격으로 인한 국내 자금시장 상황도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대규모 투자에 나서야 하는 통신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자금확보 전략은 당연한 조치라는 시각이다.
일례로 최근 SK텔레콤은 각 사업부별로 가급적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이라는 내부 지침이 내려온 상태다.
심지어는 SK텔레콤 건물에 있는 화장실의 경우 낮 시간대에는 전원 소등해 한푼이라도 아끼고 있다.
이와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콤 건물은 외벽이 유리로 건축돼 빛이 그대로 투영된다"며 "이 때문에 SK텔레콤 건물 끝에 설치된 화장실의 경우 굳이 전등을 켜지 않아도 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의 화장실 소등조치도 비용절감의 일환은 맞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SK텔레콤이 불요불급한 지출을 아껴 비용절감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내년도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는 별개이기 때문에 기업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위한 투자를 줄이거나 조정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경우 IT벤처의 먹이사슬에서 맨 위에 있기 때문에 만약 투자를 줄일 경우 많은 IT벤처기업들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내년도 투자계획이 예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