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건설사들이 직접 토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지었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컸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독립된 시행사가 PF 형태로 대출을 일으켜 토지를 매입하고 분양을 진행한 뒤 이에 대해 대형 건설사들이 보증을 서는 형태로 바뀌어 재무제표상에는 부채로 잡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시행사들은 자본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미분양이 확대될 경우 부도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건설사들이 보증한 금액을 책임져야하므로 보증은 사실상 부채로 봐야하며 이들의 위험이 상당히 커졌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란 대출금의 원리금 상환이 일정한 자산이나 신용이 아니라 프로젝트에서 발생되는 현금 흐름에 의존해 이뤄지는 금융거래 방식이다. 교과서 상으로는 이렇지만 하지만 국내에서 운용되는 PF는 현금흐름 외에 신용연대보증 및 책임준공이행각서 등 직간접적인 보증을 세워 안정적 장치를 보강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6월말 현재 PF에 대한 보증액이 3조9100억원에 이른다. 이 규모는 자기자본 3조421억원은 초과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건설 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은 각각 1조4051억원, 8825억원의 PF 보증액을 갖고있다. 삼호와 고려산업개발의 자기자본 1799억원, 2989억원이다.
이들 3사의 PF 보증액만 6조1976억원으로 이들 3사의 자기자본을 단순하게 합친 3조5209억원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계열사들과 대림산업 사이에는 보증이나 부실에 대한 분담이 공식화되지는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계열사들이 부실화될 경우 대림산업이 완전히 무관하기는 힘들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삼호의 PF 경우 자기자본에 비해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위험성이 높은 사업장이 많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등 파생금융상품 손실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처럼 국내에서도 PF 부실이 얼마나 발생할지 아무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불확실성 자체만으로도 기업의 신뢰성을 저하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또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택건설경기와 이와 연계된 PF는 신용리스크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며 "아파트 사업을 공격적으로 수행하면서 다른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기 힘든 몇몇 대형 건설사들은 재무제표상 상황보다 실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장 우려가 반영되면서 최근 AA-등급의 한 건설사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 만기가 6개월 남짓 남았는데도 15% 할인율에도 다 소화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증시 관계자는 "ABCP는 사모 쪽에서는 일부 부실이 가시화되고 있어 정부에서 당장 매입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면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 당장은 아니나 위험은 간과하지 말아야
물론 이러한 위험 요인들을 고려해도 대림산업이 당장 어떻게 될 거라고 볼 수는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가장 비관적인 전문가들조차도 대림산업이 당장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미미하다는데 동의했다.
반면 이러한 위험은 충분히 고려돼야 하며 이러한 위험이 쉽게 해소되기 힘들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특히 현 상황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돼야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주택경기가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미분양 등 위기에 처한 건설사들을 구제하기 위해 분양가를 내리는 것을 전제로 펀드를 조성해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이고, 토지공사가 보유토지를 매입하고, 정부가 보증해 신규 대출을 가능하게 하는 등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세계적인 정책 흐름에 맞춰 한국은행도 추가적인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있다.
건설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미분양 해소가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면서 "미국 주택시장은 저점을 장기간 다지는 L자형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는 위기의 가능성은 항상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