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우리경제의 긴급 상황은 미국의 신용경색에 기인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한 미국의 금융불안이 심화한 상황에서 큰 기대를 걸었던 구제금융안이 하원에서 부결, 시장불안에 불을 짚힌 꼴이다.
미국 경제가 기침이라도 하면 감기 몸살에 걸리기 십상인게 우리경제의 속성이다. 그만큼 미국 의존도가 심한 경제구조이다. 미국의 시장불안과 경기침체는 우리경제에는 나비효과로 번지면서 쓰나미급의 파문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지금 우리경제가 곤란한 처지에 몰려 있는 것은 바로 미국 탓이 가장 크다. 숙명론적으로 보면 우리경제의 운명은 언제 어떤 식으로 미국이 사장안정화를 도모하는냐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미국만을 지켜 볼 처지는 아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방어할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미국의 신용경색이 단기간안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묘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미의회에서 구제금융안이 통과되더라도 구제금융을 집행하고 그 효과가 가시화 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부실자산 처리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이 초래될지, 어떤 후유증이 일어날 지도 예상하기 힘들다.
더욱이 미국 금융기관들은 구제금융과는 별도로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속적으로 달러확보에 매달릴 것이다. 달러를 국제금융시장에 풀어 왔던 미국이 달러를 거둬들이면 현재의 원화 약세 추세는 수그러들기 힘들지도 모른다. 원달러 환율의 오름세가 지속할 수 있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환율상승은 수출증가, 임금상승, 소비확대, 경기활성화로 이어지는게 순리이다. 경기활성화 또는 성장지향적인 정책추진을 위해 인위적인 환율상승을 유용한 수단으로 동원했던 이유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제원자재값이 상승세에 있고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둔화가 지속되면 환율상승은 수입증가, 물가상승, 소비부진,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유발하게 된다.
원달러환율 상승이 우리경제에 반갑지 않은 것은 바로 국제원자재값 상승, 수입증가율 확대, 물가불안, 소비위축이 현재화 하고 있는 까닭이다. 우리경제가 이처럼 궁지에 몰리고 있는 처지이고 보면 정부의 입장에서는 시장개입을 통한 환율안정화 유혹을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인위적인 시장개입은 약발을 발휘하기 보다 시장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개방경제하에서 국제자본이동, 자율적인 금융정책, 환율안정 등 세가지를 한꺼번에 목표한 성과를 거둘 수는 없다. 시장개입을 통해 인위적인 환율안정을 도모하려면 국제자본이동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감수해야 한다. 국제자본이동을 무슨 수단으로 막을 수 있으며 물가불안을 어떻게 더 이상 감내할 수 있는가.
정부는 이미 연초 성장지향적인 경제정책 추진을 위해 시장개입을 통한 인위적인 원화강세를 유도한 바 있다.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아까운 보유외환을 풀고도 시장불안을 가중했을 뿐이다. 정부의 카드를 뻔히 읽은 시장은 정부의 기대와 정반대로 움직이며 냉혹한 심판을 내렸지 않았던가.
당장은 불안하더라도 시장은 시장의 자율기능에 맡겨야 한다. 시장개입이 꼭 필요하다면 통화와 금리, 산업 등 거시 및 미시정책의 조화로운 뒷받침이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 정부의 시장개입에 앞서 금융기관의 외환확보 노력과 기업의 재무건전성 확보 등을 통해 스스로 해결능력을 갖는게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