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룹 안팎과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의 계열사 독립경영체제가 순항할지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자율경영, 우려요인은
삼성그룹이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능력이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면서 후계구도나 지배구조에 대한 청사진의 부재로 주요 계열사들이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실제 삼성 관계자는 "과거 삼성물산에 대한 M&A 공격이 들어왔을 때 계열사들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원할하게 방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위기가 닥쳤을 때 계열사간의 공동행위가 얼마나 이뤄질 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미래성장사업에 대한 계열사간 경쟁가능성도 고민 대상이다. 신성장동력에 대해 충돌을 하게되는 계열사가 발생할 경우 중재할 방안이 없다는 얘기다. 앞으로는 사장단협의회에서 협의만을 거쳐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한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만큼 시간적, 전략적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정보와 지식차원의 공유가 없어진다는 문제점에 제기되고있다. 기존 삼성은 전락기획실의 지휘하에 계열사간 횡적교류를 원활히 이뤄 시너지 창출에 주력했던 게 사실이다. 그동안 삼성은 성공한 마케팅 사례나 조직관리 등의 정보 지식을 계열사간 활발히 교류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따라 횡적교류의 단절 가능성이 계열사간 시너지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선견지명은 누가?
그룹중심의 경영에서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미래전략의 공백현상도 우려대상이다. 기존 이건희 회장-전략기획실-계열사 사장으로 이어지던 삼각구조에서 이제는 계열사 사장들만이 모든 경영사안을 판단하고 결정해야 상황이다. 그만큼 사장들의 역할 비중과 평가 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결국 각 계열사 사장들이 장기적인 성장비전보다는 대내외적인 단기평가에 집착하지 않을까 하는 지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와관련,"반도체 산업의 경우 17년동안 적자를 지속한 후 18년째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CEO 입장에서 17년 동안 적자를 내는 사업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7년적자 앞에서도 장기적 비전을 내다보며 사업을 추진할 '뚝심경영'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우려의 시각이다.
스피드경영도 문제다.
지금까지는 전략기획실의 전두지휘하에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경영사안들을 이제는 일일이 주주들에게 물어보고 승인처리 된 후에 시행할 수 있다. 발빠른 대처 능력을 보여준 삼성의 경쟁력이 경쟁사에 뒤처질 수 있는 셈이다.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 후속조치는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주주들의 가치와 권익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는 환영받을 수 있으나 대외적인 신인도의 하락, 국가적 차원에서의 손실, 올림픽 외교 부담 등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고 재계 관계자는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