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과 무역적자폭 확대로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베트남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낮추고 다이와증권은 베트남이 IMF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지만 베트남 정부 당국자는 향후 베트남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베트남정부 당국자들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현지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베트남 경제의 체감도가 밝지만은 않았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지사들이 베트남 정부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고 베트남 하노이공항 면세점에서 베트남 화폐인 동화 결제를 거부하는 모습까지 목격되기도 했다.
◆ 베트남 당국자 "IMF 구제금융? 1997년과 상황 다르다"
증권감독위원회(SSC) 응우엔 도안 흥(Nguyen Doan Hung) 부위원장(사진)은 8일 베트 남 하노이에서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베트잠 경제가 올해 말까지 어려움을 다 해결하고 내년 초부터 내년 말까지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미빛 전망을 했다.도안 흥 부위원장은 외국계 증권사들을 통해 제기된 IMF구제금융 가능성과 관련해 베트남 경제상황이 지난 1997년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경제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도안 부위원장은 "1997년에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도 그런 어려움을 겪었는데, 베트남 상황이 영향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심하지 않다"며 "IMF에서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도안 부위원장은 "환율시스템의 경우, 태국에서 고정환율제에서 위기가 생기고 나서 환율제를 바꿨지만 베트남은 정부가 환율을 관리하긴 하지만 시장에 맞게 환율을 조정하고 있다"며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어렵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그리 많이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베트남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을 총력을 기울여 경제불안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 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 대비 25.2%, 전월대비 3.91% 상승하며 13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안 부위원장은 "중앙은행이 화폐를 관리하기 위해서 많은 정책을 펴고 있다"며 "지준율 인상과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긴축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투자나 기업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그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고 곧 좋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베트남엔 좋은 점이 아직도 많다. 긴축정책 외에도 베트남 정부는 다른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 베트남정부 VS 현지법인 인식 '온도차'..자국통화 결제거부 '진풍경'
이같은 베트남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의지와는 달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회사들이 느끼는 현지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쌍용 하노이지사 유치훈 지사장(사진)은 "베트남 정부가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내놓는 처방들이 극단적"이라며 "향후 산업에 미칠 영향을 생각할 겨를이 없고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생각만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유 지사장은 "연말이 되서 경제 상황이 개선될 수도, 악화될 수도 있지만 절대 일시적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하다"며 "개인적으로는 만기가 5년 이상인 장기 투자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볼 정도로 경제위기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박 미디어윌 베트남 본부장도 "주가나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 급락했으니 단기간 반등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경제 발전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교육열도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서 회자되는 베트남 경제위기설 또한 다소 과장됐다는 느낌도 받았다. 현지 종업원 1800명을 고용, 베트남에서 8년째 생활을 하고 있는 신현갑 방림 베트남 법인장은 "경기 어렵다는데 체감은 잘 안된다. 경제활동에서 지장은 거의 없다. 언론이 많은 얘길 하는데 사실인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전해오기도 했다.
한편 베트남 공항 면세점에서 동화 결제를 거부하며 한국 등 해외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6일 임모씨(36)가 하노이공항에서 부인에게 줄 가디건도 사고 쓰다 남은 베트남 통화인 60만여동(약 3만8000원)을 쓰고자 ‘버버리’ 매장을 찾았으나 매장 직원들이 동화를 거부한 것이다. 이들은 달러로 사거나 크레디트카드로 결제할 것을 요구했다.
매장 직원인 보띠디씨는 "이달들어 면세점내 대부분 매장들이 동을 안 받고 있다. 정부 고시 환율은 ‘1달러=1만6200동’이지만 이 가격으로 환전해선 장사를 할 수 없다"며 "실제 밖에 나가 1달러를 사려면 1만 8000동 이상을 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