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산업은행은 옛사주(범 현대가)문제로 현대건설 매각을 미뤄왔다. 게다가 은행 민영화를 앞두고 이들 출자전환 지분의 매각여부를 결정짓기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내년 산업은행 민영화를 위한 지분매각을 앞두고 이들 출자전환 기업들의 매각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사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이 지분을 갖고 있는 비금융회사는 일차적인 매각 대상"이라며 "준비는 다 돼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업은행) 몸집이 가벼워야 민영화에 유리하다"고 말해 내년부터 지분매각 이뤄지는 산업은행의 민영화에 앞서 진행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산업은행으로서는 실질적으로 매각에 착수해도 좋다는 칙령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도 "옛 사주 문제는 나중에 입찰 과정에서 고민해도 될 문제"라며 "채권 금융기관들이 알아서 진행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따라서 이같은 해석으로 받아들인다면 현대건설 매각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은 지난 6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올 연말 매각 완료를 목표로 이달 중 매각자문사를 선정하는 등의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우리은행도 현대건설 매각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으나, 최근까지도 산업은행은 현대건설 매각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옛 사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에서는 한발 물러난 듯한 분위기 정도였다.
따라서 이번 전 위원장의 발언 이후 산업은행이 매각작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 현대건설 매각작업은 곧바로 착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 운영위원회 멤버인 외환, 우리, 산업은행 세곳이 모두 찬성하면 현대건설 매각을 결의할 수 있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조만간 주주은행들이 모여 옛 사주 문제를 비롯해 다시 한번 논의를 하지 않겠냐"고 한결 완화된 입장을 보였다.
9개 주주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현대건설 총 지분율은 57.03%이며, 매각제한분을 기준으론 49.71%이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이 14.70%(총지분율), 외환은행 12.43%, 우리은행(14.39%)를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