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보다는 당장의 치솟고 있는 물가상승세부터 먼저 잡고 보자는 판단에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경기가 아직 호조세를 보이는 데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점, 공급과 수요측 물가 압력이 높은 점은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경제가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둔화되면서 국내도 이의 영향을 받아 경기둔화, 물가상승 압력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통화정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3.9%에서 2월 3.6%로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한국은행 중기물가 목표 상한선(3.5%)을 넘어선 상태다.
그러나 이런 물가상승세는 유가, 곡물 등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 등의 공급 요인는 물론 수요 요인도 함께 영향을 미쳐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성태 총재는 "물가상승 배후에는 원유, 곡물 등 비용측면의 요소가 크기는 하지만 지난 1~2월을 살펴보면 원유와 곡물과 관계 없는 물가도 꽤 올랐다"면서 "개인, 공공 서비스 물가도 오르는 등 수요쪽 압력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측면 때문에 물가가 높아질 경우라도 사람들의 기대인플레이션도 덩달아 높아지는 만큼 통화정책은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 총재는 "높은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사람들이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져 그에 맞게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이 앞으로도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원래 비용 인플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임금을 올려 달라고 하는 등의 액션을 취해 2, 3차로 물가 상승이 파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때문에 비용쪽에서 인플레이션 생겼다고 할지라도 조심스럽게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행했고 공공요금 등의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밝힌 만큼 물가상승세가 다소 완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다만 "최근의 원유, 곡물 가격의 급등이 당장에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리나라 물가는 앞으로 몇달 동안 꽤 높은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고 상승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라며 우려를 덧붙였다.
아울러 금통위는 국내경기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냈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 1월 반도체 및 부품, 자동차, 영상음향통신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12.1% 증가했다. 평균가동률 또한 생산 호조에 힘입어 82.1%로 개선됐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금융 및 보험업을 중심으로 12월 5.8%에서 1월 7.7%로 신장세를 이어나갔다. 금융 및 보험업은 17.3% 증가했다.
수출도 주력 품목인 석유제품 선박 디스플레이패널 등에 대한 해외수요 호조로 20.2% 증가했다. 반면 수입도 원유 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27.3% 증가해 1월 경상수지 적자는 26억달러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국제금융시장과는 달리 국내 금융시장은 원활히 움직이고 있어 특단의 통화정책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밝혔다.
이 총재는 "국제금융시장의 경우 금융이 너무 위축돼서 중앙은행들이 유동성도 공급해 주는 등 통화정책으로 풀어주고 있지만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경제는 1월중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 및 고용 관련 지표도 악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에너지가격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확장하면서 지난해 12월 4.1% 증가에서 지난 1월 4.3%로 증가폭이 더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