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원정희 기자] 최근 CD 및 은행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 1월까지 CD·은행채를 고금리로 발행했던 은행들에겐 한편으론 '독'이 될 가능성도 짙어질 전망이다.
금리가 떨어졌지만 6%대 후반에 달하는 은행채 이자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대출 등의 자산운용을 고금리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1월까지 수조원어치 팔았던 고금리 특판예금까지 가세해 은행들의 마진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형편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발행 잔액을 기준으로 볼 때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CD발행잔액은 전년보다 83.9%(8조379억원), 은행채는 43.6%(9조9348억원)나 늘어나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 고금리 은행채 발행 후 금리급락, 이자부담 커
은행들은 지난 1월 은행채 만기가 대거 돌아오자 이를 갚기 위한 차환발행 부담이 컸다. 당시 은행채 발행금리는 3년 기준 최고 6.85%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1년짜리 은행채는 5.1%대로 내려앉았고 국민은행이 최근 지난 25일 발행한 은행채(1년)도 5.19%로 발행됐다.
1%포인트 이상 금리차가 발생한다. 이같은 상황은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 은행채를 가장 많이 발행했던 국민은행 등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지적들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은행채의 경우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 고금리의 이자를 물어야 해 현재처럼 금리인하 추세에 부담이 만만치 않다.
물론 이같은 금리차를 감내할 수 있을 만큼 운용이 이뤄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엔 중소기업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할 정도로 국민은행을 비롯해 대형은행들이 중기대출을 자제했다.
올 1월엔 전달에 대출이 이뤄지지 않았던 반사효과 등으로 대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근 금리가 떨어지면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형은행인 A은행 한 관계자는 "여신이 많이 나가야 할 기업의 경우 금리를 내려서 해줘야 하고, 개인쪽은 규제로 묶여있는데다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져 대출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B은행 자금담당 부장은 "높은 금리로 예금을 받고 대부분의 은행채 금리 높을 때 발행한 것들이라 운용쪽에 메치가 돼야 하는데 대출 나가는 속도는 빠르지 않다"며 "일부 은행은 자금이 남아돌아 단기 채권이나 MMF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CD금리 하락 'NIM'에 치명적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2월 들어 CD금리의 하락은 주택담보대출 등 시장금리에 연동한 자산이 많은 은행일수록 순이자마진(NIM)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로 CD금리가 현 수준보다 더 떨어지면 2분기에도 순이자마진은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2/4분기중 평균 CD금리가 5.2%만 되더라도 은행별로 5bp이상의 순이자마진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일 91일물 CD 금리는 연5.19%를 기록했다.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며 역시 대부분은 CD금리에 연동한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이다.
◆ 남는 것 없는 특판예금
국민은행이 지난달 고금리 특판예금으로 끌어모은 돈만 5조원이 넘었다. 당시 6.5%의 금리로 판매됐다. 4개 은행만해도 최근 고금리 특판으로 끌어온 돈이 10조원이 넘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연 7%에 달하는 특판 예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은행 정기예금은 1월 한 달 동안 20조원 이상 늘어났다. 또 지난해 12월 정기예금에서 연6.0% 이상의 금리로 나간 비중이 전월의 20.7%에서 48.4%로 크게 상승했다.
C은행 한 관계자는 "그나마 채권은 예금보험료나 지준이 없으니 다행이지만 특판예금의 경우 지준, 예보료 빼고 나면 은행 마진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1년기준 정기예금은 예보료와 지준을 합해 0.32%가 빠져나간다. CD의 경우 지준만 0.12% 나간다.
이같은 이유로 당초 시장 및 은행 관계자들은 1분기까지 마진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의 금리 하락 추세로 2분기까지 마진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데에 입을 모았다.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올 1/4분기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작년 4분기보다 10bp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은 작년 4/4분기에 다소 회복됐지만 최하를 기록했던 지난 3/4분기보다도 더 악화돼 최악의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일희일비하지 말자"며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앞으로 대출이 활성화되거나 구조조정 기업들에 대한 지분매각 등 특수요인도 있을 수 있어 기다려봐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