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단기금리를 1.0%까지 내렸다가 5.25%로 올린 후 또다시 3.50%로 인하하는 기동성과 과단성을 보여줬다.
(이 기사는 23일 오전 6시47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연준의 이같은 과단성 있는 통화정책은 인플레 상승 리스크와 경기하강 리스크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타미밍을 맞추지 못해 뒷북 콜금리인하 또는 인상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과 대조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은 시장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는 기민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과감하게 금리를 인하한 이유는 FOMC 성명서에서 지적한 대로 경기의 하강리스크가 커지고 인플레는 완만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성명서는 "상당히 큰 경기 하방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금융 및 경제전망 전개과정을 분석해 필요할 경우 적시에 정책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단기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이 단기금리를 75bp나 대폭 내림에 따라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이성태 한은총재가 지난주 금요일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에게 밝힌 내외금리차 확대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단기금리인하로 우리나라의 콜금리(5.0%)와 미국의 단기금리(3.50%)간 격차는 1.50%포인트로 확대됐다.
외국인은 국내외 금리차가 벌어지자 국내 채권매수를 강화하고 있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국내 채권시장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한국은행 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IMF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이 개방된 후 종종 볼 수 있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 움직임에 자유로울 수 없고 한국의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움직임과 따로 놀 수 없다는 걸 이들은 잘 알고 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가 목표치 상단인 3.5%수준으로 높은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하에 발맞춰 콜금리를 당장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이런 입장은 국내외 금리차를 확대시켜 외국인에게 한국채권을 좋은 먹이감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콜금리 동결 입장을 버티다가 몇달후에 세계경기 침체를 우려해 콜금리를 내릴 경우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떼돈을 벌어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상황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고 과거에도 여러번 반복됐다.
한은의 뒷북 통화정책이 외국인만 배불렸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다시 시험에 들고 있다.
물가안정과 함께 경기나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게 한은의 기본 입장이다. 이 총재는 취임이후 6개월에서 1년을 내다본 선제적 통화정책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선제적이라기 보다는 뒷북 통화정책을 펴온 지금까지와는 다른 면을 한국은행이 이번에는 보여줄 수 있을까?
23일 아침 열리는 금융정책협의회는 미국의 긴급 금리인하를 어떻게 평가하고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고 국내 경기의 하강리스크를 강화시킬 것이란 판단과 인플레압력은 지금은 높지만 앞으로 완화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금융시장 움직임도 관심이다. 주식시장이 미국의 과감한 금리인하에 힘입어 패닉에서 벗어날지,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매도로 인한 원달러 환율 오름세는 어떨지도 주목해 봐야할 것 같다.
어제 미국 증시는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후 다우존스지수가 400포인트 급락했다가 128포인트 하락한 1만1971.19로 마감됐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2년만기가 2.04%로 전일비 -0.30%포인트, 10년만기가 3.48%로 0.15%포인트 급락했다.
오늘 채권시장은 미국 금리인하 영향으로 하락출발한 후 금융협의회 결과와 한국은행의 코멘트를 주목하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